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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이야기

건강에 관한 뉴스, 기사, 자료들을 모아놨습니다. 많이 읽어보시고 건강해지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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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알기쉬운 사상의학(경의대 의료원 발췌)
작성자 희상주의 (ip:)
  • 작성일 2007-06-07 11: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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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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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무 이제마 선생이 (동의수세보원)을 지은 것이 1894년의 일이니, 이제
사상의학이 탄생한 지도 어언 100년이 다되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사상의학이란 한의학 가운데서도 특수한 한 분야로서, 일부 한의사들의
관심사일 수는 있어도 일반 사람들에게는 전혀 인연이 없을 것으로
생각되었다. 그러나 요즈음 사상체질과 사상의학에 대한 관심은 대단히
높아져서, 일반 사람들이 자신의 평생의 건강을 얻는 데 있어서
사상의학의 커다란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해마지 않고 있다.
이와 같은 현상이 나타나게 된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그 가운데
중요한 것 두 가지만 들어본다면, 우선 문화수준이 점차 향상되면서
서양문물과 사상에 대한 인식이 새로워졌기 때문이고, 또 다른 이유는
사상의학이야말로 일반 사람들도 건강법으로 십분 활용할 수 있는 특징을
가진 의학이기 때문이다. 사상의학은 단지 사람의 질병을 치료하는
치료학이 아니라 그 이전에 예방의 의학이고, 그 이전에 양생의 방법이고,
그 이전에 밝고 건강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철학이요 인간학이다. 아무런
전무적인 한의학 지식이 없이도 사상의학에서 평생을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는 건강장수법을 배울 수 있고, 원만한 사회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지행과 처세의 방법을 익힐 수 있다고 해도 전혀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이처럼 훌륭한 우리 민족 독창의 의학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이를
연구하여 발전시키는 일은 그다지 많은 진전이 있지 못했던 듯하고,
더구나 대중적으로 보급하는 일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날이 갈수록 사상의학의 우수성은 널리 인정받고 더욱
사랑받기에 이르렀다.
여기 이렇게 졸고를 내놓게 된 데는 나름대로 두 가지 뜻이 있다. 하나는
가히 폭발적으로 확산되는 사상의학 서적을 원하고 있어 그에 응하고자
하는 것이다. 알기 쉽다고 했지만 원체 사상의학이 난해하여 일반
사람들에게 알기 쉽게 설명한다는 일이 그렇게 말처럼 쉽지는 않아서, 그
점에서는 부족한 점이 많을 줄 안다.
또 하나는 근래에 사상의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역기능으로 사상의학에
대한 오해가 늘어가는 것 같아 이를 시정하는데 다소의 도움이 될까 하는
것이다. 사상의학에 대한 오해란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이제마 선생은
조선 말엽의 실학자로서 개신유학인 사상철학을 완성하고 이를 토대로
사상의학을 완성하였던 것인데, 대부분 사상철학에 대한 이해없이
사상의학만을 접하다보니 그러한 오해가 생긴 것이다.
사상의학에서는 체질을 `중용`적인 관점에서 바라보아서 어느쪽으로
치우쳐 있나를 살펴서, 선천적으로 치우치게 타고난 신체를 후천적인
노력에 의해서 `중`에 가깝도록 이끌어 가는 것이 목표이다. 이것이
사상의학의 치료정신이 되고 또 체질별로 달라지는 양생방법이 되는
것이다. 또한 이처럼 심신의 균형을 유지하면서 더불어 사물의 균형을
함께 유지하도록 하고 있으니, 신체적인 조절과 환경적 적응을 통한
조화와 조절의 정신이 바로 사상의학의 치료정신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의 사상의학에 대한 이해가 대부분 사상철학에 기초하지
않고 내경의학의 치료정신이나 주역의 요약정신을 이해의 수잔으로 삼고
있는 경우가 많으나, 역시 부족한 점이 많아 다만 하나의 계기가 될 수
있을 뿐이리라 생각한다.
이 책은 제1장부터 제5장까지 5장으로 되어 있고 권말에 자료를 덧붙이고
있다. 제1장부터 제3장까지는 일반인들이 실용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데에
역점을 두었으므로 비교적 이해하기 쉬운 반면에, 제4장과 제5장 및
참고자료는 상당히 난해한 부분도 많아 전문적인 지식이 없는 사람은
이해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일반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는 책이
되고자하는 바람과 그래도 가급적 사상의학의 골자를 빠뜨리지 않고
설명해 보고자 하는 바람 두 가지를 다 욕심내다 보니 그와 같은 결과가
되었다. 일반 독자들로서는 제3장까지를 우선 읽어 충분히 활용하도록
하고, 그 연후에 제4장과 제5장을 큰 부담없이 읽으면서 취할 것은 취하는
정도로 이 책을 활용하면 좋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 책이 나오기까지 도움을 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많은 조언을 해주신 고병희 교수님께 우선 감사드린다.
그리고 바쁜 시간을 쪼개어 일일이 원고를 검토하고 교정한 박성식 군의
노고를 잊을 수 없다. 이 책의 기획단계에서부터 출판에 이르기까지
전과정에 협력하여 주신 황인상 선생님께 이 자리를 빌어 깊은 감사의
마음을 표한다. 까다롭기만한 원고를 흔쾌히 출판하여 주신 하나미디어
출판사 정지석 사장님께도 감사드린다.

1992년 12월 10일

경희의료원 연구실에서
송일병
@FF
@sp1@fc 1부 차례

차 례

제 1부 체질을 알면 건강이 온다

제 1장 체질을 알면 건강이 온다^cn1
1. 양귀비와 클레오파트라^cn2
2. 네 탓이오^cn9
3. 돼지고기, 닭고기 타령^cn15
4. 인삼체질 녹용체질^cn19
5. 위가 문제인 사람, 아래가 문제인 사람^cn24
6. 허약체질은 건강체질?^cn28

제 2장 사상체질을 진단하는 방법^cn33
1. 체질을 구별하는 세 가지 지표^cn35
2. 외모로 체질을 구별하는 방법^cn38
3. 심성으로 체질을 구별하는 방법^cn41
4. 병증으로 체질을 구별하는 방법^cn55
5. 소음인과 태음인의 구별은 유의해야 한다^cn64
(체질 테스트)
(참고) 척도법

제 3장 사상체질을 이용한 생활섭생^cn87
1. 이로운 음식과 피해야 하는 음식^cn89
2. 차^cn100
3. 체질과 질병^cn103
4. 체질에 맞는 약재와 보약^cn115
5. 감정을 다스려 건강을 얻는다^cn121
6. 기질상의 단점을 극복하여 장수를 누린다^cn128
7. 적합한 운동^cn136
8. 재능, 적성, 직업선택^cn143
9. 배우자 고르기^cn152
@FF@sp1
@fc 사상의학 1부
제 1부 체질을 알면 건강이 온다

제 1장 체질을 알면 건강이 온다

사상의학은 체질의 의학이다.
체질, 체질 하는데, 체질을 알면 어떤 이득이 있는 것일까?
이 제 1장 (체질을 알면 건강이 온다)에서는 우선 그 궁금증을 풀어줄
것이다.
체질이 다르면 체형이 다르고 심성이 다르다. 체질을 구별할 때는 이 두
가지가 가장 중요하다. 체질이 다르면 적합한 음식물이 다르고 보약이
다르고 병과 치료법이 다르다. 체질의학을 실제로 활용하는 데는 이 세
가지가 가장 중요하다.
다음의 다섯 가지 화제에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해보자.
@ff
1. 양귀비와 클레오파트라

주간잡지를 보면서 여성들이 가장 유심히 보는 페이지는 정치가의
스캔들도 아니요, 미남 탤런트의 사생활 가쉽도 아니요, 예술 교양물은
더더욱 아니다. 최대의 관심사는 바로 예쁜 옷, 좋은 화장품,
아름다워지는 비결들 바로 그것이다.
여성들이 아름다워지고 싶어하는 욕망은 끝이 없다. 미용과 관련된 산업이
부가가치가 대단히 높은 사업으로 각광을 받고, 특히 여자들 살빼는
일에는 최신 과학기술과 첨단 장비가 동원되고 있는 판국이니, 바야흐로
미용이 국민경제 발전과 조국 근대화에 기여하는 시대가 도래하는 것일까?
불과 몇 십년 전만 해도 보릿고개가 있었건만 요즘은 먹을 것을
산더미처럼 두고도 먹지 않으려고 무진 애를 다 쓰고, 예전에는 옷감이
없어 옷을 입지 못했건만 요즘은 옷을 두고도 헐벗다시피 하고 다니고
멀쩡한 옷을 생채기내서 찢어 입고 다니니, 웃어야 할 일인지 울어야 할
일인지 알 수가 없다.
예로부터 미인을 보는 눈은 동양과 서양이 서로 달라서, 서양에서는
팔등신 미인이라고 하고 동양에서는 달덩이 같은 미인이라고 했다. 서양
사람들은 몸매를 중시하여 미인을 계산하고, 동양에서는 얼굴만 보아도
한눈에 반하는 형국이다.
옛날이야 목덜미 아래로는 어떤 몰골인지 알 수 없게끔 옷차림이
대단하였으니 그랬겠지만, 요즘에는 동양이라고 해서 별 다를 바 없을 것
같다. 무릎 위로 한참을 올라간 스커트 밑에 보기 좋게 뻗은 각선미는
물론이고, 동그랗고 선이 고운 엉덩이와 토실토실한 가슴 등을 두루두루
감상한 끝에 미인이라고 결론을 짓는 것이다. 아마도 양귀비나 춘향이라도
요즘의 미인 기준에서 본다면 결코 일류는 되지 못할 것이다.
양귀비나 춘향이가 아무리 에어로빅을 열심히 하고 다이어트를 오래
한다고 해도, 반드시 요즘의 미스코리아 선발대회 같은 데서 입상할 수
있는 미인이 된다고는 보장할 수 없다. 사람의 용모와 체형은 체질마다
타고나는 것이어서, 후천적으로 노력해 보아도 그다지 달라지지 않는다.
사람은 누구나 머리 하나, 몸통 하나, 팔 다리가 둘씩으로 똑같은데,
어째서 호리병 같은 몸매의 여자가 있는가 하면 절구통처럼 밋밋한 몸매의
여자가 있고, 딱벌어진 어깨에 건장한 체격의 남자가 있는가 하면
수수깡처럼 엉성한 체격의 남자가 있는 것일까?
사람은 누구나 오장육부를 가지고 있지만, 어미의 뱃속을 나오면서부터
어느 하나의 체질을 타고나기 때문에, 그 오장육부의 기운의 성하고
쇠함이 같지 않아서 그렇게 되는 것이다. 사상의학에서는 인체를 이루는
기본을 사초라 하여 상초, 중상초, 중하초, 하초로 구분하며, 폐비간신이
각각 이에 해당된다. 폐의 기운이 성한 사람은 어깨가 크고 목덜미가 굵어
남성스럽게 보일 것이나, 대신 신의 기운이 약하므로 허리 아래로
빈약해서 서 있는 자세가 위태롭게 보인다. 또 반대로 신의 기운이 성한
사람은 엉덩이가 크고 다리가 단단하지만 어깨가 비좁고 여성스러운
용모를 지닌다.
대체로 양인(태양인, 소양인)은 상체가 성장하고 하체가 약하고,
음인(태음인, 소음인)은 하체가 성장하고 가슴 위로는 외로운 체형이다.
허리가 잘록하고 엉덩이는 크며 키는 아담하고 용모가 단정한 미모의
여자는 어떤 체질일까? 보통은 소음인이다. 다만 이런 여자는 체구가
가냘프고 살집이 적어서 관능적인 면면은 적을지도 모른다. 가장
여성스러운 체형을 가진 것이 이 소음인이다. 그러나 여성 가운데만
소음인이 있는 것이 아니고, 남성 가운데도 같은 비율로 소음인이 있다.
예쁘장하고 용모가 단정한 남자들도 많이 있지 않는가?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에 나오는 키크고 육감적인 미인들은 무슨 체질일까?
소음인도 있을 수 있고 소양인도 있을 수 있으나, 비율로 말하자면
아무래도 태음인쪽이 많을 것이다. 오똑한 코나 큰 눈은 체질하고는 상관
없으니 어느 체질에도 미인은 있을 수 있느나, 소음인의 여성은 키가 작은
경우가 10중 9이고, 소양인도 체형이 남성스러운 점이 있으니, 진선미는
태음인 미인쪽이 유리할 듯싶다. 특히 태양인의 여성은 아예 참가하지
않는 것이 좋다. 미인은 좀 선이 아름답고 엉덩이가 실해야지,
딱정벌레처럼 머리와 목덜미가 억세게 보이고 허리 윗부분이 튼튼하게
생겨가지고는 별로 좋은 점수를 얻지 못할 것이다.
길거리를 지나다 보면 하이힐에 양장을 한 아름다운 여성들을 자주 본다.
그런가 하면 운동화나 슬리퍼 차림에 펑퍼짐한 옷차림이 어울리는 여성도
있따. 남이 입어 보기 좋은 옷차림이라고 해서 자신에게도 어울릴 것으로
생각하고, 비싼 돈 주고 예쁜 양장을 사보았댔자 자기 체형에 맞지 않으면
꼴불견이 되는 수가 있다. 하늘은 한 사람에게 모든 것을 주지 않고
장점과 단점을 안배하니, 양장이 어울리지 않는다는 점만 가지고 자기의
체질에 박한 점수를 매길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런데도 요즘 여성들은 미용에 집착하는 것이 도에 지나치는 것 같다.
여자가 투박하고 뚱뚱하게 보이면 좀 어떤가? 건강하게 살아 있다는
것만으로도 무한히 감사할 줄 알아야 하는 것이 아닐까? 주변에서 질병과
사고로 숨져가는 수많은 사람들을 보면서도, 부질없는 허영심에 사로잡혀
온갖 사치스러운 미용법에 골몰하는 것은 보기 민망할 일이다. 무리한
다이어트가 일시적으로 자기 만족을 줄지 모르나, 결국 자신의 수명을
수십 년 갉아먹는 일인지도 모른다.
아름다움은 건강함으로부터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이어야 개성이 있는
아름다움이요, 그래서 아무리 보아도 싫증이 나지않는 아름다움일 것이다.
자신의 체형과 배치되는데도 무리해서 허리 잘록하고 늘씬한 미인으로
바꾸어보려고, 수술하고 졸라매고 무슨 전파를 쪼이고 벼라별 방법을 다
쓰다가, 뼈에 무리를 주고 내장을 모두 망가뜨려 버리는 결과를 만들 수는
없지 않겠는가?
남자도 마찬가지이다. 누구나 미켈란젤로의 조각상처럼 될 수는 없다.
소음인 남자가 체격에 열등감을 가질 필요는 하등 없다. 그런 단정한
용모를 좋아하는 아가씨들도 많으니 짝을 구하는 데 장애가 되는 것도
아니다. 키가 훤칠하게 크다고 해서 높은 데 숨겨 놓은 음식 내려먹는 것
이외에 무슨 특별한 이득이 있는 것도 아니고, 몸집이 통나무처럼 굵다
해서 목욕탕에 물 넘치게 하는 것 이외에 무슨 특별한 재미가 생기는 것도
아니다.
자신의 체질에 맞는 건강법을 알고 이를 실천하면 아름다움은 저절로
따라온다. 비단 몸에서 건강미가 흘러나올 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아름다워져서, 그로부터 풍기는 미가 자신을 더욱 매력있게 만들 것이다.
팔자대로 살자. 아니, 체질대로 살자. 그것이 미용의 비결이 아니겠는가?
사람의 체형과 외모도 체질에 따라 달라진다. 이것이 첫번째로 기억해
두어야 할 명제이다.
@ff
2. 네 탓이오

우리나라 사람들은 혼자는 똑똑한데 둘이 있으면 반목하고 셋이 있으면
파벌을 만든다는 식으로, 우리 민족성을 스스로 비난하고 5천만 명의
인간성을 한꺼번에 매도하는 얘기를 심심치 않게 듣는다. 물론 터무니없는
얘기이다. 그뿐인가? 경상도 사람은 어떻고 전라도 사람은 어떻고 하는
식으로, 한 지방의 수백만 명의 사람의 인간성을 싸잡아 매도하는 얘기도
자주 듣는다.
이런 얘기를 하는 사람 자신의 도덕성부터 생각해 보아야 할 일이다.
사람이 문제이지, 왜 지방이 문제이겠는가? 우리 나라 사람들이
당파의식이 강해서 협동이 되지 않는다는 부류의 얘기는, 일제 때
일본인들이 한민족은 그래서 남에게 지배당할 수밖에 없는 열등한
민족이라는 주장을 펴기 위해 의도적으로 유포한 것에 불과하다. 그리고
지역감정이란 것은 주로 정치적인 문제와 관련된 것으로, 일반
지방민들이야 피해자일 뿐이고 지역감정을 고의로 조장한 정책자들이
문제가 아니겠는가?
각설하고, 국민 전체가 협동심이 없다는 식의 얘기는 물론 잘못이지만,
개개인을 두고 보면 아닌게 아니라 혼자서는 두각을 나타내는데
협동작업에는 별로인 사람이 있고, 여러 사람과 함께 하는 일에 열의를
느끼고 진가를 발휘하는 사람도 있다. 이렇듯 개개인의 심성적 차이에
따라서 처세술과 직장생활 등에서 여러가지 다른 패턴을 볼 수 있다.
사상의학에서 보면 체질에 따라 심성이 달라서, 혼자 정돈하고 있기를
좋아하나 남을 포용하는 능력이 부족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항상
무리짓기를 좋아하나 자신의 정돈에는 무능한 사람도 있다.
태양인과 소양인 같은 양인은 진취적인 성격이어서 무리 속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형이다. 다만 너무 적극성만 앞서다 보니, 치밀하지 못해서 일을
그르치거나 밖으로만 분주해서 안을 돌보지 못해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태음인이나 소음인은 남이야 잘하든 못하든 우선 자기 할 일을 우선한다.
남과의 관계나 관심은 그 뒤의 일이다. 무슨 곤란한 일에 부딪혀도 스스로
해결하려고 하여 책임감있는 태도를 갖는 장점은 있지만, 남의 간섭을
싫어해서 남과 상의하고 남의 도움을 얻어 손쉽게 해결할 수 있는 일도
혼자 끙끙 앓기만 하다 그르치는 단점도 있다.
태양인과 소양인의 관점에서 보면, 집단이란 누구든 나서서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가운데 객인의 임무는 그에 따라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소음인과 태음인의 관점에서는, 개개인이 자기 일을 충실히 하면
집단의 목표는 저절로 추진되는 것으로 보인다. 집단에서 요구되는 성격은
이들 모두의 조화일 것이다.
조직이라는 무기는 이런 여러 성향과 장점을 가진 사람들이 요소요소에서
힘을 발휘할 수 있을 때 위력적으로 되는 것이지만, 조화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여러 다른 성향들이 충돌하면 갈등이 생긴다.
샐러리맨들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는 얘기를 자주 듣는다. 직장생활을
하다가 퇴직하는 이유 가운데, 기능적인 문제로 그만두는 경우보다
대인관계의 장애로 그만두는 경우가 몇 십 배 많다고 한다. 동료 혹은
상사와의 대인관계의 장애가 심화되어 더 이상 직장생활을 계속할 수 없는
지경에까지 이르는 것이다.
대인관계의 문제를 일으키는 대표적인 사고방식을 두 가지 든다면, `네
탓이오` 형과 `사촌이 땅 사니 배아픈` 형이 있다. 태양인과
소음인에게서 발견되는 유형이다.
태양인은 항상 진취적이고 의욕적으로 계획을 세우며 박력있게
추진하지만, 그만큼 세밀하지 못해서 실패도 많다. 그런데 그 잘못은
자신의 계획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자기의 의도에 따라주지 못한 다른
사람에게 있다고 항상 남을 탓하는 성격이다. 이런 사람을 상사로 둔
부서의 풍경은 퇴근길에 우르르 술집을 찾는 것이다. 일을 계획하고
추진할 때는 의기투합하느라 우르르 술집을 찾고, 실패한 뒤에는 상사를
성토하느라 우르르 술집을 찾는다.
소음인은 성격이 유순하고 소극적인데, 또 시기심이 많고 한번 감정이
상하면 오래간다. 남이 추진하는 계획에 못마땅해 하면서도 스스로 나서서
추진하려고는 하지 않는다. 이것저것 너무 세심하게 고려하다 보니 선수를
다른 사람에게 빼앗기는 것이다. 심한 경우는 그러다가 남이 잘되면
질투심이 나서 배가 아프고, 어디 흠잡을 데가 없나 살핀다. 이런 유형의
상사가 있는 부서에서는, 혹시 부하 직원이 똑똑한 계획이라도 내놓으면
별 타당하지 않는 이유를 들어 묵살해버리고, 너무 똑똑한 부하는
밉보이기 쉽기 때문에 부서 내에 화목한 분위기를 이루기 어렵다.
단점을 주로 얘기하다 보니 너무 비관적으로 얘기가 되었으나, 거꾸로
얘기하면 소음인의 상사를 둔 부서는 자주 새로운 기획을 추진하지 않으나
일단 추진하는 일에는 실패가 적을 것이다. 태양인을 상사로 둔
부서에서는, 치밀한 부하직원에 의해 적절한 뒷받침만 받으면 기동력있게
일을 추진하는 활력있는 부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사상체질이 다르면 체형과 용모가 다를 뿐만 아니라 심성도 달라진다.
대강 얘기한다면, 태양인은 적극적이고 독선적인 성격이요, 소양인은
강하고 날렵한 성격이요, 태음인은 묵직하고 느릿한 성격이요, 소음인은
유순하고 치밀한 성격이다.
체질마다 성격의 차이와 재간의 차이가 있으므로 스스로도 이것을 알고
경계해야 하지만, 또 자신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도록 주변사람과 적절히
관계를 맺고 이를 활용하는 것이 사회생활의 요령이 될 것이다.
사상의학은 신체의 병을 치료하는 의학임과 동시에 마음의 병을 다스리는
의학이다. 체질마다 다른 심성의 장단점을 알게 함으로써 그 장점을
기르고 단점을 보완하며, 체질마다 평소에 경계할 점을 일깨워주어 인생을
살아가는 지혜를 얻게 한다.
체질이 다르면 심성도 다르다. 이것이 두번째로 기억해 두어야 할
명제이다.
@ff
3. 돼지고기, 닭고기 타령

돼지고기나 닭고기를 잘못 먹으면 동풍의 원인이 된다고들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소위 동풍설이다. 아는 것이 죄라고, 이런 얘기를 듣고
나서 전에는 삼겹살에 소주 한잔이 최고라고 입버릇처럼 말하던 사람이
어느날 갑자기 돼지고기를 뭐보듯 피하게 된다.
한약을 먹을 때는 항상 돼지고기, 닭고기를 피해야 한다고 알고 있는
사람도 있다. 돼지고기, 닭고기를 이렇듯 싸잡아 매도하면 곤란한 일이다.
가뜩이나 돼지고기값 폭락에 시달려온 농민들 입장에서는 원망스러운
노릇이다.
물론 현대의 영양학적 관점에서 본다면 터무니없는 얘기이다. 아마도
여러가지 필수 아미노산과 필수 지방산을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는 좋은
식품일 것이다.
또 돼지고기나 닭고기에 대해서는 이처럼 말이 많으면서도, 쇠고기에
대해서는 관대한 것도 재미있다. 쇠고기가 값이 비싸므로 손님을 접대하는
경우에 환대의 표시가 될지는 모르겠으나, 그렇다고 쇠고기를 대접한 것이
돼지고기를 대접한 것에 비해서 그 손님에게 보다 건강식을 대접한
것이라고는 볼 수 없다. 값이 건강을 결정하는 경우라면, 아무도 수입
쇠고기와 한우고기의 예일 것이다. 외국의 소는 성장호르몬을 투입하여
사육한다고 하며, 또 사육하는 사료에도 농약이나 방사능 잔류물이 있다고
한다. 어쨌든 멀고 먼 타국의 농민들의 마음까지 무조건 신뢰하기에는
요즘 세상이 지나치게 상업적이다.
체질의학에서 보면 쇠고기가 돼지고기에 나을 바가 없고, 닭고기에 나을
바도 없다. 체질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예컨대 소음인은 닭고기쪽이
돼지고기보다 낫다. 그렇다고 쇠고기가 어울리는 체질도 아니다. 고기라면
닭고기나 염소고기, 개고기 등이 맞는 체질이다.
돼지고기가 소음인의 체질에 맞지 않으므로 피해야 한다고 하나, 그렇다고
돼지고기 조금 먹었다고 무슨 큰일이라도 생기는 것처럼 생각할 필요는
없다. 조금 먹는 정도로도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면, 그것은 음식이 아니라
약이다. 의약과 음식은 그 근원이 같다고 하나, 그 강약에는 큰 차이가
있다. 음식은 의약과 달라서 적은 양으로는 별다른 효과를 내지 못한다.
음식은 활동 에너지와 몸의 구성물질을 공급하는 것이므로, 고루고루 먹는
것이 첫째이다. 고루고루 먹기만 하면 그 극성도 서로 상쇄되기 때문에,
체질에 따른 차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체질의학에서 피해야 할 음식을
가리는 것은 병이 있을 때 치료를 해야 하는 경우이거나, 아니면 굳이
체질에 맞지 않는 음식을 편식하고 즐겨 먹는 일을 경계하고자 하는
것이다.
체질의학에서 보면 어는 고기가 낫다는 식의 얘기는 우스갯소리에 지나지
않는다. 각기 체질 특성이 있으므로 이를 알고서 자신의 식생활을
점검해보고, 특히 체질에 맞지 않는 식단이 있다면 그 균형을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 음식은 의약과는 달리 인체에 미치는 효과가 적지만, 또한
음식은 의약과는 달리 일시적으로 투여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먹는
것이므로, 장기적으로 보면 쌓이고 쌓여서 오히려 의약에 비해 더욱
커다란 작용을 하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태양인은 맵고 열이 많은 식품이나 지방질이 많은 음식물은 좋지 않고
담백한 음식물이 적합하고, 소양인은 열이 많고 자극성있는 음식물은 좋지
않고 차고 싱싱한 음식물이 적합하며, 태음인은 지방질이 많고 자극성있는
식품은 좋지 않고 단백질이 많고 맛이 중후한 음식물이 적합하고,
소음인은 찬 음식이나 지방질이 많은 음식은 좋지 않고 따뜻하고 다소
자극성이 있는 음식물이 적합하다.
체질이 다르면 즐겨 먹어야 할 음식도 다르고 피해야 할 음식도 다르다.
이것이 세번째로 기억해 두어야 할 명제이다.
@ff
4. 인삼체질 녹용체질

인삼은 (신농본초경)에서 상약으로 꼽히는 뛰어난 보약재이다. 가공하지
않은 것을 수삼이라 하고, 그냥 햇빛에 말린 것을 백삼, 특별한 방법으로
쪄서 말린 것을 홍삼이라 한다. 인삼의 성질은 따뜻하고 무독하며, 맛은
약간 쓰다. 쓰이는 곳은 워낙 광범해서 일일히 나열하기 어려울 정도이다.
인삼은 그 뛰어난 효능 덕분에, 그 작용이나 성분에 대해서 현대
첨단과학을 동원하여 연구분석이 가장 많이 행해진 약재이다. 그 결과
인삼의 우수성에 대해 상당한 과학적 입증이 이루어지게 되었으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서양의학적인 사고방식으로, 병을 대하는 사람들에게 그
궁금증의 일부를 풀어주는 데는 도움이 되었을 것이나, 그로 인해
한방의학에 어떤 도움이 되었는지는 의문이다.
녹용은 사슴의 갓 자란 뿔을 채취, 가공하여 말린 것이다. 뿔을 자르지
않고 그냥 두면 차츰 칼슘이 침착되고 골질화되어서 굳어지는데 이것을
녹각이라고 한다. 셋 다 사슴 뿔은 사슴뿔이고 쓰임새도 비슷하지만, 그
효과나 값은 서로 비교가 되지 않는다.
사슴뿔을 푹 고아 우러난 골을 다시 졸여서 엉기게 한 것을 녹각교라고
하고, 그 찌꺼기를 가루낸 것을 녹각상이라고 한다.
녹용은 따뜻하고 무독하며 단맛과 약간 짠맛 또는 신맛이 있다. 인삼과
더불어 보약재의 대명사로 불릴 만큼 널리 쓰이고 효능이 뛰어나다. 다만
값이 엄청나게 비싼 것이 흠이다. 그렇다고 그 비싼 것은 그 효능
때문이라기보다는 녹용이 귀하기 때문이고, 수요에 비해 공급이 적기
때문이다.
보약 좀 써보았다는 사람들은 인삼이나 녹용에 대해 나름대로 일가견을
가지고 있다. 인삼 애용론자, 예찬론자들도 많다. 인삼을 곱게 빻아서
토종꿀에 재워 두고두고 상복하는 사람도 있고, 인삼을 대추와 함께 달여
보리차 마시듯 마시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간편하게 홍삼정 같은 것으로
복용하는 사람도 있다.
그런데 이런 인삼 예찬론자들과는 반대로, 인삼이 좋다는 얘기만 나오면
핏대를 세우고 발끈하여 반대하는 사람도 있다. 피부에 발진이 돋고 몸이
무거워지고 오히려 악화되기만 하더라는 얘기이다.
인삼에 대해서만 찬반 양론이 있는 것이 아니고, 녹용에 대해서도 사정은
마찬가지이다. 녹용을 불로장생의 약으로 알고 있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값만 터무니없이 비싸지 별로 신통치 않고 아이들에게 잘못 먹이면
저능아나 만들기 딱 알맞은 약쯤으로 알고 있는 사람도 있다.
인삼과 녹용이 비할 데 없이 훌륭한 보약이지만, 그 훌륭하다는 것은 각기
특유의 작용 때문이므로 누구에게나 같은 효과를 내는 것은 아니다.
체질이나 증상에 따라서 전혀 다른 효과를 낼 수 있다.
앞에서 인삼을 복용하였더니 피부에 발진이 돋고 열이 나더라고 불평한
사람은 소양인일 가능성이 크다. 체질적으로 비위에 열이 있는 소양인은
인삼은 맞지 않는다. 이런 사람에게 처방을 할 때는 인삼을 빼거나, 인삼
대신 사삼 같은 것을 쓰는 수가 있다. 인삼은 소음인의 약재로 제격이다.
소음인의 체질약에는 인삼이 거의 빠지지 않고 들어간다.
녹용이나 웅담 같은 약재는 대음인에게 좋은 약으로 꼽힌다. 체질적으로
폐의 기능이 약하기 때문에 이를 보해주는 약재가 좋다.
그러나 녹용이든 웅담이든 값이 비싸다고 해서 그만큼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니 너무 과신할 필요는 없다. 웅담이 필요할 때 구하지 못하면
돼지쓸개를 써도 그만이라는 얘기도 있을 정도이니 말이다. 건강은 돈주고
사는 것이 아니니, 40만원짜리 보약이니 50만원짜리 보약이니 하는 식으로
보약을 지어 선물하는 것은 우스운 일이다. 그 사람의 체질이나 병증을
알지 못하고 비싼 값을 치르고 보약을 선물해 보았자, 그 보약이 건강에
도움이 될 확률은 수학적으로 따지자면 30퍼센트를 넘기 어려울 것이다.
비단 보약에 국한된 얘기는 아니다. 한방 약재는 그 성질이 따뜻한 것이
있고 찬 것이 있어, 체질마다 적합한 약재가 있고 해로운 약재가 있다. 그
약재의 성질이 맞지 않으면, 증상에 맞고 안 맞고를 따질 것도 없이
사용할 수 없는 것이다.
체질에 맞지 않으면 보약도 독약이 된다. 이것이 네번째로 기억해 두어야
할 명제이다.
@ff
5. 위가 문제인 사람, 아래가 문제인 사람

먹고 마시는 재미가 없다면 세상 사는 재미의 절반은 없는 것이리라.
음식을 보고도 먹고 싶지 않고, 억지로 먹어도 소화가 안되고, 온종일
속이 그득하며 답답하고, 명치끝이 아프거나 반쯤 구토할 것 같은 기분이
계속된다면, 세상은 우울하고 매사가 짜증스러울 뿐이다. 어쩌다 그런
것이 아니라 평생 그렇게 지내는 사람도 있다.
이렇듯 먹는 것이 문제인 사람이 있는가 하면, 내보내는 게 문제인 사람도
있다. 잠자리에 들면서는 내일은 변이 좀 수월하게 나올려나 걱정이고,
일어나서는 오늘은 과연 변을 보는데 성공할 수 있을까 염려가 앞서는
사람의 심정도 겪어보지 않고는 모른다.
서양의학에서는 위장병이나 변비의 근본 치료에는 대체로 무력해서,
소화제나 제산제 혹은 위산 분비 억제제 따위의 투여가 고작이고, 소위
변비약이라고 시판되는 것 중에서 그때그때의 통변에는 도움이 될지언정
변비 자체를 낫게 하는 것은 없다. 그래서 현대인들은 위장병과 변비는
아예 운명이거니 하고 받아들이고, 병과 더불어 한평생을 지낼 각오를
하는 형편이다.
이에 비해 한방에서는 예로부터 위장병과 변비를 중시하고 원인치료
방법을 강구해왔다. 한방에서는 위염이냐 위궤양이냐 위하수냐 하는 것은
그다지 중요한 문제가 아니고, 위장이 약해진 원인이 무엇이냐에 따라 그
근본 치료법을 강구한다.
만약 위가 냉해서 흡수력이 떨어진 것에서 생긴 담음이 원인이 된
위장병의 경우에는 이진탕 류의 처방을 쓴다. 위 무력에서 오는 것이면
인삼양위탕이나 보중익기탕 등의 약을 쓴다. 식욕부진에 위염의 증상이
있는 경우에는, 예컨대 평위산 류의 약을 쓴 후에 삼출건비탕 등을 쓰는
처방이 유력하다.
한방에서는 대부분의 변비에서 강한 설사약이나 공하제를 사용하는 것을
금기시한다. 역시 원인을 살펴야 하는데, 족양명위경에 열이 있어서
내용물이 굳는 경우나 어혈로 장이 무력해지는 경우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한방의 치료법도 때로는 전혀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 경우 십중팔구는 체질을 잘못 파악한 때문이다.
소음인은 위장병이 많다고 하나, 소음인에게 사용할 처방을 다른 체질에
사용한다면 치료될 리 없다.
사상의학에서 보면, 위장병이 특히 문제되는 체질은 소음인이고 변비가
걸리기 쉬운 체질은 태음인이다. 소음인은 위가 문제인 체질이고,
태음인은 아래가 문제인 체질이다. 소음인은 싸고 누고 하는 것은 본래
문제가 없으나 먹는 것이 문제인 체질이어서, 설혹 설사나 변비가
생기더라도 그것은 체질에 맞지 않는 것을 먹거나 잘못 먹은 탓이고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는다. 태음인은 평소에 먹고 마시는 것을 즐기며
그로 인해서 탈이 생기지 않으나, 대신 땀흘리고 싸는 데 문제가 생길 수
있어서 이것이 고장나면 건강이 무너지게 된다.
체질에 따라서 유의할 질병이 있고, 또한 같은 위장병 또는 변비라
하더라도 단지 겉으로 나타난 증상만을 고려할 것이 아니라 체질에 따라
각기 다른 치료법을 강구해야 효과적이고 근본적인 치료를 할 수 잇따.
병은 한 가지요 약은 만 가지라 했다. 단지 증상의 차이 때문에 그러한
것이 아니고, 보다 근본적으로 체질이 달라서 병의 원인과 경과가 다르기
때문이다.
사상의학에서 질병을 치료하는 방법은 일반 한의학에서 쓰는 방법과는
상당히 차이가 있다. 병증을 보는 관점이나 그 치료방법이 중치의학의
허실보사라는 원칙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특히 체질별로 쓰는 약재가
정해져 있어서, 맞지 않는 것은 처방에 포함할 수 없다.
체질마다 병이 다르고 치료법도 다르다. 이것이 다섯번째로 기억해 두어야
할 명제이다.
@ff
6. 허약체질은 건강체질?

건강의 표준으로는 무엇이 가장 적당할까? 만약 수명을 건강의 기준으로
본다면 허약체질이야말로 건강체질이다.
금방이라도 숨이 넘어갈 듯이 콜록콜록 거리면서도 아흔이 넘게 사는
사람이 있다. 천식장이가 오래 산다고들 하지 않는가. 체격이라고는 영
볼품이 없고, 감기라면 빼놓지 않고 월례행사처럼 치르고, 먹는 것도
시원치 않은 사람이 칠순, 팔순 오래오래 사는 경우도 많다.
믿어도 그만, 안 믿어도 그만이지만, 중국의 명의 편작에 관해 이와
비슷한 일화가 있다. 편작에게 나이 많은 아버지가 있었는데, 그 노인은
고질병인 천식으로 몹시 고생했다고 한다. 편작의 제자들이 보건대,
천하의 명의 편작이 자기 아버지의 그깟 천식을 고치지 못하고 버려두는
것이 좀 이상했지만, 자기들 실력을 자랑할 양으로 약 몇 첩으로 간단히
노인의 병을 완치시켰다. 이 사실을 안 편작은 아뿔싸! 이제 아버님의
명이 다했구나! 하며 탄식을 했다고 한다. 아니나다를까. 그 노인은 한
달도 채 넘기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건강에는 항우장사가 따로 없다. 평소에 허약체질이라고 조롱받는 사람은,
자신이 건강하지 못하다는 생각이 항상 머릿속을 떠나지 않기 때문에
습관적으로 매사에 경계하고 건강에 힘쓴다. 사상의학을 배운 적은 없지만
경험상 자신의 신체적 약점이 어디에 있는지 깨닫고 있기 때문에, 건강을
해치는 일에는 아주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이런 사람은 잔병치레가 많고
겉보기에는 위태위태해 보이지만, 본시 사람 목숨은 그렇게 간단히
끊어지는 것이 아니라서 장수하는 데는 하등 지장이 없다.
이와는 반대로 항상 건강하다는 얘기를 듣던 사람이 중년을 넘기지 못하고
쓰러지는 경우를 주변에서 수없이 본다. 체력이 왕성하고 무쇠라도 녹일
듯한 소화력을 가졌지만, 오히려 이 때문에 건강에 과신하여 불의의
일격에 맥을 못추는 것이다. 강한 쇠는 그만큼 바스러지기도 쉽다. 아무리
강한 체력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무절제한 생활을 계속하는 것은,
저승사자에게 뒷문을 열어두는 격이다.
허약했던 자신의 몸이 다시 건강을 되찾았다고 느끼는 순간을 조심해야
한다. 건강을 얻기에는 평생이 걸리지만 건강을 잃는 것은 순식간이다.
방심은 그간의 노력을 한순간에 수포로 돌아가게 할는지도 모른다. 나이
드신 노인들은, 행여 누가 나는 건강해. 감기 같은 것은 안 걸려...
따위와 같은 말을 하면 금방 정색을 하며 말린다.
우리가 흔히 허약체질이라고 부르는 사람들 가운데는 사상의학에서 볼 때
소음체질이 많다. 이런 사람들은 몸만 허약한 것이 아니고 마음도
지나치게 세심하여 그것이 한편으로는 병이지만, 또한 항상 경계하고
마음쓰는 습관이 있어서 큰 재난을 피하는 경우가 되기도 한다. 그렇게
보면 체질이 곧 건강을 정해주는 것이 아니다. 체질은 태어나면서
정해지지만, 체질을 다스리는 것은 그 사람 자신이기 때문이다.
무릇 사람마다 각기 체질의 장단점이 있어서 어느 체질이라도 저절로
무병장수할 수는 없고, 어느 체질이라도 무병장수할 수 없는 운명을
타고난 체질은 없다. 각기 자기의 체질을 알고서 그 단점을 막아주고
장점을 길러주면, 누구나 무병하고 누구나 장수할 수 있다.

좀 장황한 느낌이 있지만, 이상으로 서론을 마친다. 다음장에서는
사상체질을 판단하는 실용적인 방법을 배우게 될 것이다.
@FF
제 2장 사상체질을 진단하는 방법

체계적인 체질이론은 동서양을 통틀어 이제마의 사상체질 이론 하나밖에
없다고 해도 전혀 과장된 얘기가 아니다. 사상체질 이론 이전에는
동서양을 불문하고 체질이란 개념도 모호했고, 더욱이 질병의 치료에는
전혀 응용될 만한 것이 못되었다.
이제마는 사람의 체질은 사상체질, 즉 태양, 태음, 소양, 소음으로
구별됨을 밝히고, 체질별로 생리, 병리 및 치료약리의 특징을
설명함으로써, 비로소 체질의학이 성립하게 되었다. 그렇다면 과연 이
사상체질을 판별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제2장 (사상체질을 진단하는 방법) 에서는 체질을 판별하는 방법을 알기
쉽게 제시한다. 한두 번 읽어보면 자기의 체질이 어느 체질에 속하는지 열
사람 중 아홉은 알 수 있을 것이다. 만약 제2장을 읽고도 자신의 체질에
의문이 있으면, 제4장을 읽은 뒤에 다시 한번 제2장을 읽어보기 바란다.
@ff
1. 체질을 구별하는 세 가지 지표

사상체질 감별에는 외모, 심성, 병증 등 세 가지가 주요한 지표로 된다.
우선 외모는 체형(골격)과 용모를 본다. 체질마다 일정한 체격 패턴이
있어서, 이것만으로도 체질이 구별되는 경우가 많다. 체격은 후천적으로
변화될 수 있어서, 운동이나 작업에 따라서도 차이를 가져올 수 있다.
그러나 기본적인 체형은 거의 달라지지 않는다. 그러나 여기서 말하는
체형은 일반적인 것을 말하는 것이고 예외를 인정하기 때문에, 체격조건만
가지고 체질판별이 충분한 것은 아니다.
심성에서는 성질과 재간, 항심(항상 가지고 있는 마음), 성격,
심욕(욕심)등을 관찰한다. 체질마다 특유의 성격적인 특징이 있어서
체질구별에서는 대단히 중요하게 취급한다. 다만 자기 스스로 체질을
판단할 때는 자기 스스로는 자신이 내성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더라도, 실제로 객관적으로 그렇게 평가할 수 있는지가 문제인 것이다.
또 성격적인 특성이 잘 드러나지 않는 사람도 있다. 그런 경우는 급박한
상황에 부딪히게 해서 본심을 파악하는 방법도 사용된다.
병증을 가지고 체질을 판단하는 것은, 평소 건강할 때의 생리적 조건이
체질에 따라 각각 차이가 있고 질병에 걸렸을 때도 각기 독특한 증상을
보이는 것을 이용한다. 또 병증은 대병(보통의 병세)과 중병으로 나누어
파악한다. 그러나 이 방법도 완전한 것은 아니다. 체질마다 대표적인
병증이 있지만, 체질에 따라서는 병이 아주 깊어져야만 겉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어느 한 기준만으로는 판단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외모,
심성, 병증의 세 가지 방법을 함께 사용해서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좋다. 이중에서 굳이 비중을 따지자면, 우선 심성을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겠다.
참고로 말한다면, 최근에 혈액형(A형, B형, O형, AB형)을 사상체질과
관련지어 보려고 시도하는 사람들이 있다. 마침 혈액형도 네 가지이고 각
혈액형마다 대략 성격적인 차이도 있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그래서
태양인은 AB형, 태음인은 O형, 소음인은 A형, 소양인은 B형이라는 식으로
주장한다. 그러나 연구에 의해 그러한 관련성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예컨대 태양인은 극히 드문 체질인 데 비해서 혈액형은 그렇게 드문 형이
없고, 네 형의 분포가 대개 비슷하다는 점만 보아도 근거없는 주장임을 알
수 있다.) 한편 혈액형 가운데 루이스 혈액형의 경우는 사상체질과 상당한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주장하는 연구가 있었으나, 아직 충분한 후속적인
연구보고는 없다.
사상의학에 대한 관심이 점차 높아지고 있으므로, 언젠가는 생리학적인
검사법으로 사상체질을 간편하게 진단할 수 있는 때가 올지도 모른다.
@ff
2. 외모로 체질을 구별하는 방법

사상체질에 따라서 신체의 발달부위가 각기 차이가 있기 때문에,
외모에서도 체질특성이 드러난다. 대부분의 경우 체형만 정확이 분별할 줄
알아도 체질은 구별될 수 있다.
예를 들어 태양인은 양인이기 때문에, 양 부위에 해당하는 상초가 최대로
발달하여 대흉근이 발달한 것이 가장 특징적이다. 한편 음 부위인 하초는
빈약하고 외로운 형세이다. 이와 반대로 소음인은 음인이기 때문에, 양
부위인 상초는 빈약하고 외로운 형색이지만, 음 부위에 해당하는 하초는
발달하여 엉덩이 부위가 크고 견실한 것이 특징적이다.
체질별로 외모의 특징을 정리한다면 아래와 같다.

(1) 태양인
태양인은 가슴 윗부분이 발달된 체형이다. 목덜미가 굵고 실하며 머리가
크다. 대신 허리 아랫부분이 약한 편이다. 엉덩이가 작고 다리가 위축되어
서 있는 자세가 안정되어 보이지 않는다. 하체가 약한 편이므로 오래
걷거나 서 있기에 힘이 든다. 용모가 뚜렷하고 살이 비후하지 않다.
태양인이 여자는 몸이 건강하고 실하지만, 옆구리나 허리가 빈약하여
자궁의 발육이 나빠서 임신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전체 사상인 중 가장 숫자가 적어서 흔히 알아볼 수 없는 체질이다.

(2) 소양인
가슴 부위가 성장하고 충실한 반면 엉덩이 아래로는 약하다. 상체가
실하고 하체가 가벼워서 걸음걸이가 날래다. 엉덩이 부위가 빈약하기
때문에 앉은 모습이 외롭게 보인다.
말하는 것이나 몸가짐이 민첩해서 경솔하게 보일 수도 있다. 소양인
중에서도 가끔 키가 작고 용모가 단정하여 마치 소음인같이 보이는 사람이
있기 때문에, 용모만 가지고 소양인이 아니라고 단정해서는 안되는 경우가
생긴다. 이럴 경우 심성과 병증을 관찰하여 오진이 없도록 한다.
소양인은 많고 비교적 구별이 쉽다.

(3) 태음인
허리 부위의 형세가 성장하여 서 있는 자세가 굳건하나, 반면에 목덜미의
기세가 약하다. 키가 큰 것이 보통이고 작은 사람은 드물다. 대개는 살이
쪘고 체격이 건실하다. 간혹 수척한 사람도 있으나 골격만은 건실하다.
키가 크고 체격이 좋은 편이 대부분이고 여위고 키가 작은 경우는 드물다.
이렇게 체형이 뚜렷해서 확연히 태음인의 체질임을 알 수 있는 경우도
있으나 그다지 분명하지 않은 경우도 많기 때문에, 외모만으로는 판별이
충분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특히 태음인의 외모는 소음인의 외모와
비슷한 점이 있으므로 주의를 요한다.

(4) 소음인
엉덩이가 크고 앉은 자세가 성장하나, 가슴둘레를 싸고 있는 자세가
외롭게 보이고 약하다. 보통은 키가 작은데, 드물게 장신이 있다.
상체보다 하체가 균형있게 발달하였고, 걸을 때는 앞으로 수그린 모습을
하는 사람이 많다. 상체에 비해 하체가 견실한 편이나, 전체적으로는
체격이 작고 마르고 약한 체형이다.
소음인의 여자는 태양인의 여자와는 반대로 엉덩이가 크고 자궁의 발육이
좋은 체형이기 때문에 아이를 잘 낳는다.
@ff
3. 심성으로 체질을 구별하는 방법

사상의학의 가장 큰 특징은 심신을 일체로 보는 심신의학이라는 점이다.
마음 따로 몸 따로가 아니라 마음은 신체적 특징에 관련이 깊다. 체질에
따라 체형이 달라지는 만큼이나 그 심성도 차이가 난다. 체질마다 체형이
있다면, 또한 체질마다 마음의 형이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 차이는 여러 부문에서 나타나는데, 사상의학에서는 성질재간(재능,
소질, 장점 따위), 항심(항상 마음속에 자리잡고 있는 것), 심욕(심성을
다스리지 못해 너무 과도한 때 드러나는 욕심)등으로 구분한다. 이 심성의
차이는 적성, 대인관계, 일을 처리하는 방식 등 여러가지 사회적 활동에서
차이를 가져온다. 이 차이를 살펴보면 체질을 구별할 수 있다.

(1) 태양인
(성질재간)
다른사람과 사교하는 데 소통을 잘하는 장점이 있고(이것을 가리켜 교통에
능하다고 한다), 과단성이 있다. 사회적 관계에 유능하다. 소음인과 같이
성질이 싹싹하고 상냥해서 사교성이 있다는 그런 의미가 아니라, 상대방을
어려워하거나 꺼려하지 않고 인간관계에 적극성이 있어서 남과 쉽게
교통을 한다는 의미이다.

(항심)
급박지심이 있다. 이것은 조급성을 가리키는 것이다. 태양인을 급박지심을
자제해야 간혈이 부드러워진다고 하였는데, 태양인이 생활과 일을 잘할
때는 이 조급성을 자제하고 여유가 있을 때이다. 반면 무언가 지나치고
무리를 할 때는 이 항심이 드러나서 일을 그르치고 건강을 그르치고 만다.

(성격)
항상 앞으로 나아가려고만 하고 물러서려 하지 않는다. 항상 숫컷이
되려고 하지 암컷이 되려고 하지 않는다고 하고 있으니, 용맹하고
적극적인 성격으로서 남성적인 성격만 고스란히 있고 여성스러운 면모가
결핍된 것이다.

(심욕)
방종지심이 있다. 숫컷이려고만 하고 여성스러움을 갖지 않으려 하는
마음이 너무 많아지게 되면, 자기 멋대로 하는 마음이 나오게 되는
것이다. 항상 나아가려고만 하고 되돌아 생각해볼 줄도 모르고, 저돌적인
대신 후퇴할 줄도 모르게 되며, 강한 대신 부드러움이 없게 되는데,
이러한 상태가 심해지면 방종한 마음이 생겨나 제멋대로만 하려 한다.
이런 상태가 되면 주위에서는 누구도 간섭하기를 꺼리는 사람이 되고
만다.

이와 같이 태양인은 좋게 얘기하면 과단성있는 지도자형이고, 나쁘게
얘기하면 독재자형이다. 남성적인 성격으로 적극성, 진취성, 과단성이
있는 장점이 있으나, 독선적이고 계획성이 적고 치밀하지 못한 단점이
있다. 행동에 거침이 없으며 후회할 줄 모른다. 침하고 친하지 않고를
불문하고 남과 교류에 능하지만, 하는 일이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으면
남에게 화를 잘 낸다.

(2) 소양인
(성질재간)
굳세고 날랜 데 장점이 있고, 재간은 일을 꾸리고 추진하는데
능하다(이것을 가리켜 사무에 능하다고 한다). 양인답게 강인함도 있고
적극성도 있어서, 어떤 일을 착수하는 데 어려워하지 않는다. 너무 앞뒤를
재다가 시기를 놓치거나 앞뒤를 다 재놓고도 못미더워서 주저주저하다
세월보내는 성격이 아니고, 시작이 반이라는 태도로 쉽게쉽게 일을
꾸민다. 행동거지가 활발하고 몸가짐이 날랜 것이 민첩하여 답답해 보이지
않고 시원시원하다.

(항심)
구심, 즉 두려워하는 마음을 항상 가지고 있다. 원래 무슨 일이든 쉽게
시작하고 가볍게 추진하는 대신, 마무리에 서투른데다가 자꾸 일만 벌이는
습성이 있어서 뒤에 가서 문제가 자주 생기다 보니, 항상 무슨 일이
생길까 두려워하게 되는 것이다. 그럭저럭 잘 지나가면 별문제이니, 그런
경우가 자주 생기고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고 해서 심리적인 타격을 입게
되면 구심이 점점 커지게 된다. 그리하여 이 구심을 억누르지 못하여
공포심의 상태로 되면 건망증이 나타나는데, 이에 이르면 위험한
상태이다.

(성격)
항상 일을 벌이려고만 하고 거두어 정리하지 않는다. 밖으로 돌려고 할 뿐
안을 지키려 하지 않는다.
벌여놓은 일을 거두어 정리하지 않고 잘 안되면 그냥 방치해 버리고 또
다른 일을 벌이기 때문에 가족이나 동료들을 애먹일 경우가 많다.
늘어놓는 사람 따로, 치우는 사람 따로가 되고 만다.
밖에서 칭찬받고 이름나는 것을 좋아하고, 안에서 충실히 일하는 것에는
큰 기쁨을 느끼지 못한다. 다른 사람을 돕는 일에는 신바람이 나면서도,
같은 일을 해도 집안일에 대해서는 등한히 하는 편이다.

(심욕)
편사지심이 있다. 밖에서만 일을 성취하려 하고 안을 다스리지 않는 것이
지나치면, 사사로운 정에만 치우치는 마음이 생긴다. 필요한 일과
불필요한 일, 중요한 일과 사사로운 일, 사적인 일과 공적인 일 등을
구분해서 절도있게 처리하는 것이 아니고, 기분이나 감정에 따라 일을
하게 된다. 여기에 이르면 사고방식이 너무 제멋대로이고 자기 기분에
좌지우지되어, 남이 보기에는 매사가 무원칙해서 함께 믿고 일하기 힘들게
보인다.

소양인은 적극성과 민첩함을 함께 가지고 있으므로 사무에 능하다. 매사에
활동적이고 열성적이다. 솔직담백한 성격이고 의협심이나 봉사정신이
강하다. 행동이 경솔하나 다정다감하여 인정이 많고 이해타산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
그러나 성미가 급한 것이 단점이며, 또 외부일에 분주하여 자신이나
가정에 소홀하다. 매사에 시작은 잘하나 마무리가 부족하고, 싫증을 잘
느끼며 체념을 쉽게 한다. 지구력, 즉 끈기가 부족하다.

(3) 태음인
(성질재간)
꾸준하고 침착하다. 무슨 일이든 시작한 일, 맡은 일을 이루어 성취하는
데 장점이 있다. 어느 곳에서나 뿌리를 잘 내리고 쉽게 정착하는 재간이
있으며, 행정적인 일(총무일 따위)에 능하다 (이것을 가리켜 `거처`에
능하다고 한다). 지구력이 있어서 다소의 어려움이 있더라도 쉽게
포기하지 않는다. 묵직하게 앉아 일을 틀어쥐고 마무리짓는 유형이다.
결말을 짓지 못하면 못 견딘다.

(항심)
항상 겁심(조심성)이 있다. 겁심이 가라앉는 때는 사회적으로든
가정적으로든 일과 거처가 안정되어 제 할 일을 잘 찾고, 일을 하되 보는
사람에게 믿음이 가게 한다. 그러나 겁심이 많아지면 무슨 일이고
해보지도 않고 겁을 내거나, 조심이 지나쳐서 아예 아무것도 못하게 된다.
겁심이 마음을 항상 속박하여 어떤 다른 변화도 싫어하게 되고, 현재의
자신, 현재의 상태에만 더욱 몰입하게 된다. 겁심이 더욱 심하면 큰 병이
생겨서 정충증(가슴이 울렁거리는 것)이 된다. 이는 중병이다.

(성격)
고요히 있으려고 하고 움직이려 하지 않는다. 변화를 싫어하고
보수적이다. 그리고 안에서 이루려고 할 뿐 밖에서 승부를 내려 하지
않는다. 어떤 테두리, 예컨대 가정과 자기 고유 업무 따위로 선을
그어놓고 그 이외의 일은 관심이 적다. 소양인처럼 실속없이 허명을 얻는
일에 전력을 쏟는 경우는 별로 없다.

(심욕)
물욕지심이 있다. 내부를 지키려는 마음이 많아지면 물욕에 얽매이기
쉽다. 자기 일을 잘 이루고 자기 것을 잘 지키는 것은 좋으나, 자기 것에
대한 애착이 지나쳐서 집착이 되면 탐욕이 된다.
태음인은 얼굴 모양, 말솜씨, 몸가짐이 위풍이 있고, 무슨 일에도 잘
가다듬으며 공명정대하게 보인다. 정직하고 매사를 신중하게 행동하여
믿음직스럽다. 보수적이고 변동을 싫어하며 예의범절이 바르다. 꾸준한
노력과 인내심은 사업을 잘 성취시킨다.
그러나 집안일을 중시하고 바깥일은 무관심하며 활동을 싫어한다. 겉으로
보기에 점잖은 태도이나, 내심은 의심이 많고 욕심이 많다. 활동이나 말을
많이 하는 것을 싫어하고, 운동보다는 도락을 좋아한다. 겁심이 많고
둔하고 게으른 단점이 있다.
예로부터 영웅과 열사가 태음인에 많으나, 반대로 마음과 뜻이 약하고
식견이 좁고 태만하고 우둔하여 말할 가치가 없는 자도 역시 태음인에
있다고 하는 말이 있는 것은 이와 같은 태음인의 단점을 경계하고자 하는
말이다.

(4) 소음인
(성질재간)
유순하고 침착한 데 장점이 있고 재간은 사람을 잘 조직하는 데 능하다
(이것을 가리켜 `당여`에 능하다고 한다). 마음 씀씀이가 세심하고
부드러우므로 사람들을 주위에 모으는 데 유리하고, 어떤 일을 하더라도
미리 작은 구석까지 살펴 계획을 하므로 그러한 재간이 나온다.

(항심)
불안정지심이다. 세심한 성격은 달리 보면 또한 소심한 성격이거니와,
별일이 아닌데도 조바심치고 불안해한다. 이 블안정한 마음은 비단 마음의
단점일 뿐만 아니라, 이 때문에 건강에도 나쁜 영향을 미친다. 작은
일에도 걱정이 태산이니, 먹는 것이 소화되지 않고 항상 억눌린 듯이
가슴이 답답해지는 것이다. 불안정한 마음만 가라앉히면 비기가 살아나
건강해질 것이다.

(성격)
집안으로 돌아와 있으려고만 하고 밖으로 나서려고 하지 않는다. 곧
외향적이지 않고 내성적이다. 여성적이고자 하고 남성적이고자 하지
않는다. 곧 적극성이 적고 추진력이 약하다. 그러나 생각이 치밀하고
침착하다. 잠시 감정에 휩싸이는 일은 있지만, 원래 이성적으로 판단하여
행동하는 유형이어서 계속 감정적으로 치닫지는 않는다

(심욕)
투일지심이 있다. 내성적이고 소극적인 성격이 지나치게 되면 안일에
빠져버리기 쉽다. 밀고 나가면 크게 성취할 수 있는 경우에도 소극적인
성격으로 인해 적게 거두고 만다. 주위환경이나 조건이 열악해져서
어려워지면, 이를 적극적으로 헤치고 나가는 것보다는 더욱 소극적이 되어
조그마한 모험도 꺼리게 되니, 한없이 물러나 앉기만 한다. 아무런 모험도
하지 않는다는 것은 결국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과 같으니, 이 안일한
마음이 소음인의 심욕이다.

용모와 말솜씨, 몸가짐은 자연스럽고 맵시있고 잔재주가 있다. 성격이
유순하고 침착하며 사교적이다. 판단이 빠르고 생각이 치밀하며
조직적이다.
그러나 내성적이고 수줍음이 많아 자기 의견을 잘 표현하지 않는다.
여성적이고 소극적이어서 추진력이 약하다. 개인주의나 이기주의가 강하여
남의 간섭을 싫어하고 이해타산에 얽매인다. 질투심이나 시기심이 많아
한번 감정이 상하면 오래도록 풀리지 않는다.

사상인의 심성의 특징은 위와 같으나, 이 심성들이 평소에 모두 잘
드러나는 사람이면 체질을 판단하기 쉽겠지만, 사람에 따라서는 차이가
많다. 후천적인 교육이나 생활경험 등에 따라, 어떤 성격은 드러나고 어떤
성격은 드러나지 않는 양상으로 많은 차이를 보인다.
각 체질의 심성이 그 체질에만 고유하고 다른 체질에서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것으로 생각해서는 안된다. 예를 들면 급박지심이나 불안정지심이
각각 태양인과 소음인에게만 나타난다는 것은 아니다. 누구에게나
급박지심과 불안정지심은 있다. 어디까지나 상대적인 것이다. 누구에게나
나타날 수 있는 마음의 사단(마음의 네 가지 극단적인 측면)이지만,
체질에 따라서 각각 주가되는 성격에 특징을 보인다는 것이다.
@ff
4. 병증으로 체질을 구별하는 방법

일반 한의학에서는 체질마다 고유한 병이 있다고 보지 않는다. 다시
말해서 어떤 질병이 어떤 사람에게는 걸릴 수 있고 어떤 다른 사람에게는
걸릴 수 없다는 식으로는 생각하지 않는다.
이것은, 인체는 원래 조화와 균형을 이루고 있는데 몸의 내외의 어떤
요인이 작용해서 이 균형을 깨뜨리기 때문에 병이 오는 것이라는 견해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의학에서는 균형이 파괴된 상태를
실(지나침)과 허(부족함)로 구별하고, 허실을 없애어 균형을 다시 찾는
것에 치료의 목적을 둔다.
이에 비해 사상의학은 인체는 원래 불균형을 취하고 있는 불완전한 것으로
본다. 균형은 저절로 오는 것이 아니라 의식하든 그렇지 않든 인위적인
노력에 의해서만 얻어지는 것으로 보는 것이다. 불완전하고 불균형한
것은, 비단 신체가 그러할 뿐만 아니라 마음도 마찬가지이다. 원래 타고난
인격자나 성인은 있을 수 없고, 치우친 마음을 가지고 태어나지만 마음을
갈고 닦음으로써 성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사상의학에서 마음을 보는
기본적인 사고방식이다. 인체도 처음부터 조화를 이루고 있는 것이 아니라
불균형을 이루고 있으므로, 이를 다스림으로써 건강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외적인 요인이 병을 일으키는 것은 사실이지만, 외적인 요인도 내적인
신체요건을 통해서만 비로소 병으로 될 수 있다는 관점에서, 내부요인을
보다 근본적인 것으로 본다.
같은 증상이라도 어떤 사람에게는 병의 징표일 수 있고 어떤 사람에게는
건강의 징표가 될 수 있으며, 체질마다 특유한 질병의 징후와 경과가
있다고 본다. 태음인이 허한 땀이 나면 건강의 징표이지만 소음인이 허한
땀이 나면 병의 징표가 되는 것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또 질병에
따라서는 특별한 체질의 사람만이 걸릴 수 있는 병도 있다. 즉 체질병증이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점을 알면 무리없고 효과적인 질병 치료법이 나올 수 있고, 또
거꾸로 각 사람의 질병적인 특성을 파악하여 체질을 구별할 수도 있다.
체질별로 건강의 조건이 다른데, 이것을 완실무병 조건이라고 한다.
태양인은 소변이 잘 나오면 건강한 것이요, 소음인은 소화가 잘되면
건강한 것으로 보아도 되는 것이다. 그리고 질병이 생긴 징후가 체질별로
다른데, 이것을 대병이라고 부른다. 여기서는 건강과 상대하는 말이기도
하고 동시에 중병과 상대하는 말이기도 하다. 즉 체질병으로서 아직은
중병이 아닌 것을 말한다. 또 체질에 따라서 고유하게 치명적이거나
난치인 병이 있다. 이를 중병이라고 한다.
이와 같이 체질마다 완실무병 조건이 다르고, 체질병이 다르고, 병의
경과가 다른 것이므로, 이를 알고 자신의 평소의 건강상태와 병의 경과를
점검해보면 체질을 판단할 수 있다.

(1) 태양인
(완실무병)
태양인은 소변량이 많고 잘 나오면 건강하다고 하였으니, 자신이 평소
건강할 때는 소변이 잘 나오다가 몸이 불편하면 항상 소변부터
불편해진다면 자신의 체질은 태양인으로 판단할 수 있다.

(대병)
입에서 침이나 거품이 자주 나오는 상태면 대병이다. 곧 치료를 받아야
한다.

(중병)
열격증이라는 병이 태양인의 체질병증인데, 이 병에 걸려 진행되면
음식물을 넘기기가 어렵고 넘어갔다 해도 위에까지 내려가지 못하고 이내
토하고 마는 증상을 보이는데, 이때에 식도 부위에서 서늘한 바람이
나오는 것처럼 느껴지게 된다. 이런 증세가 있으면 태양인으로 판단할 수
있는데, 위급한 증세이다.
열격증, 반위증, 해역증이 체질감별에서 중요한 증상이지만, 증세가
중하기 전에는 잘 나타나지 않으므로 보통은 무병건강한 사람처럼 보인다.
반위란 음식을 먹으면 명치 아래가 불러오고 그득하며 일정 시간이 지나면
토해내는 증상이다. 해역이란 온몸에 권태감이 심하여 노곤하고 움직이기
싫어하며 다리가 풀리고 몸이 여위며 말하기도 싫어하는 증상이다. 다만
소음인 노인에게도 열격증이 있을 수 있으니, 태양인으로 오인해서는
안된다.

위와 같은 체질병증과 병의 경과를 보이는 사람은 태양인임을 알 수 있다.

(2) 소양인
(완실무병)
소양인은 대변이 잘 통하면 건강한 상태이다. 평소 때 대변 보는 것이
순조롭다가도 몸이 불편하면 변비부터 나타난다면, 소양인으로 판단할 수
있다. 태음인은 변비가 생기기 쉽고 변비가 있어도 병이라고까지 볼 수
없는 경우가 많은 데 비해, 소양인은 대변이 잘 통하면 건강이요, 안
통하면 병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뚜렷한 징표가 된다.

(대병)
대변이 불통하는 것이다. 소양인이 대변이 불통하면 다른 증상을 볼 것도
없이 대병으로 보고 즉시 치료책을 강구해야 한다. 소양인은 병의 진전이
빠르므로 가볍게 보아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중병)
대변이 이삼 일만 불통되어도 가슴이 답답하고 고통스럽게 되면 중병이다.
소음인이 설사가 멎지 않으면 아랫배가 얼음장처럼 차지는 증세를 보이는
데 비해, 소양인이 대변이 오래 불통되면 반드시 가슴이 뜨거워지는
증세를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위와 같은 소양인의 건강조건 및 병의 경과를 알면 자신의 병증으로
소양체질을 판별할 수 있다.

(3) 태음인
(완실무병)
태음인은 땀구멍이 잘 통하여 땀이 잘 나면 건강하다. 평소 땀이 많아
조금만 몸을 움직여도 땀을 흘리고, 심지어는 겨울철에 따뜻한 음식만
먹어도 땀투성이가 되는 사람은 태음인이다. 이렇게 땀을 흘리고 나면
기력이 탈진하여 맥을 못추거나 신열이 나고 앓아눕는 소음인과는 달리,
땀을 흘리는 것이 전혀 거북함을 느끼지 못하거나 오히려 땀을 쏟고 나면
상쾌한 사람이 태음인이다. 특별히 병이 없는데도 평소 땀이 많은
사람이라면 태음인일 가능성이 높다.

(대병)
피부가 야무지고 단단하며 땀이 안 나오면 병이다. 땀이 안나오면 곧 다른
증상을 동반하며 병이 진행될 것이니, 서둘러 치료해야 한다.

(중병)
설사병이 생겨 소장의 중초가 꽉 막혀서 마치 안개가 낀 것 같이 답답하게
느껴지면 중병이다.
흔히 땀을 많이 흘리면 몸이 허하고 병든 징조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태음인의 경우에는 오히려 땀이 많으면 건강한 징조이다. 태음인의 땀은
땀방울이 굵고 다소 오래 있다가 들어가야 좋다.

이와 같이 무병조건과 체질병의 경과를 참작하여 태음인의 체질을 판별할
수 있다.

(4) 소음인
(완실무병)
소음인은 음식 소화가 잘되면 건강함을 느낀다. 소음인은 비의 기운이
허약한데, 비의 기가 살아나 소화가 잘되면 건강하다. 음식을 보아도 먹고
싶은 생각이 없고 먹어도 가슴이 그득하면, 소음인은 스스로 몸이
불편함을 느낀다.

(대병)
땀이 많이 나오면 병이다. 태음인과는 달리 허한 땀이 나오면 병이 이미
진행되고 있는 것이니 서둘러 치료해야 한다.

(중병)
설사가 멎지 않으면서 아랫배가 얼음장같이 차가운 증상은 소음인의
중병이다.
소음인은 비위가 허약한데, 이로부터 비롯되는 병이 많다. 평생 위장병을
지고 살아가다시피 하는 사람은 보통 소음인이다. 다른 병이 있더라도
비위가 별 탈이 없으면 크게 염려할 바가 없으니, 소음인의 병은 어떤
병을 불문하고 땀이 많지 않고 물을 잘 마실 수 있으면 큰 병이 아니다.

이와 같이 소음인의 무병조건과 체질병을 알면 소음체질을 판별할 수
있다.
@ff
5. 소음인과 태음인의 구별은 유의해야 한다.

소음인과 태음인의 구별은 비교적 까다롭다. 양인은 아니고 음인인 것은
틀림없는 것 같은데 태음인인지 소음인인지 모르겠는 경우에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차이점을 유의해서 구별해 보도록 하자.
소음인은 피부가 조밀하면 건강한 것이요, 태음인은 피부가 조밀하면
병이다.
태음인의 살갗은 견실하고 소음인의 살갗은 부드럽다.
평상시에는 호흠이 고르다가도 가끔 한숨을 내쉬는 일이 있는 사람은
소음인이다. 이에 비해 태음인은 특히 기력이 쇠잔해 있지 않는 한 긴
한숨을 쉬는 일이 없다.
소음인의 맥은 완만하며 약한데 태음인의 맥은 강하고 힘이 있다.
가슴이 뛰고 울렁거리는 증세, 눈꺼플이 위로 끌어당겨지는 증세,
눈망울이 쏘고 아픈 증세가 있으면 태음인으로 판단한다. 손발이 떨리는
증세가 있으면 소음인이다.
태음인은 학질을 앓을 때 추워서 떨면서도 냉수를 찾는 사람이다.
소음인은 그런 경우가 없다.
태음인은 허한 땀이 나면 병이 나을 것이며, 소음인에 허한 땀이 나면
병이 더해진다.
태음인은 대체로 형태가 장대한데 여위고 작은 사람은 드문 편이고,
소음인은 대체로 형체가 여위고 작은데 장대한 사람은 드문 편이다.
태음인은 항상 겁심이 있고, 소음인은 항상 불안해하는 마음이 있다.
태음인의 용모와 말하는 태도 및 몸가짐은 위엄이 있고 정돈되며
공명정대하게 보이는데 비해 소음인의 용모와 말하는 태도 및 몸가짐은
자연스럽고 가볍고 재주가 있어 보인다.

지금까지 태양인, 태음인, 소양인, 소음인의 네 가지 체질을 판단하는
방법을 체형, 심성, 병증으로 크게 나누어 설명해 보았다. 지금까지 읽은
것만으로 사상인의 특징이 대강 머릿속에 그려진다면 아주 잘 이해된
것이다. 그러나 부분적으로는 이해가 되지만 여전히 알쏭달쏭하게 느끼는
독자도 많을 것이다. 그런 독자들은 사상인의 종합적인 이미지를 만들어
보려고 노력해 보라. 예를들면 태양인은 자기 뜻대로 안되면 발끈
노여워하는 건장한 남성상을, 소양인은 강직하고 날쌘 남성상을, 태음인은
체구가 풍만한 여성상을, 소음인은 몸집이 작은 여성상을 각각 기준으로
해서, 거기에 여러가지 이미지를 덧붙여 보는 방법과 같은 것이
효과적이다.
체질을 정확하게 진단하려면 사상의학에 대한 좀더 깊이있는 지식이
필요하다. 이 책의 제 4장에서는 그 점을 고려해서 사상의학에 대해
가능한 한 알기 쉽게 설명해 보고자 하였다. 자신의 체질에 대해 의문이
있는 사람은 제 4장을 읽고 난 후에 다시 이 제 2장을 읽어보기 바란다.
아마 어렵지 않게 자신의 체질을 판별할 수 있을 것이다.

(체질 테스트)
다음은 체질을 판단하는 데 주요한 지표에 해당하는 것들로 만든
설문이다. 각 문항은 보통 네 개의 보기가 있는데, 그중에서 자신의
특성과 가장 가깝다고 생각하는 것을 골라 표를 해보자. 해당되는 보기가
없으면 그냥 넘어간다.

1. 당신의 체격은 다음 중 어디에 해당됩니까?
(1) 허리와 배가 발달되고 상체가 약한 편이다.
(2) 상체보다 하체가 발달되어 있다.
(3) 가슴이 발달되고 허리 밑부분이 빈약한 편이다.
(4) 두부(머리)와 목덜미가 발달되고 허리 부분은 약하다.
2. 전체적인 외모와 골격은 다음 중 어디에 해당됩니까?
(1) 골격이 굵고 살이 찐 편이다.
(2) 골격이 적고 균형이 잡혀 있다.
(3) 보통이며 다부진 체격이다.
(4) 키가 크고 수척한 편이다.
3. 당신의 몸에서 외관상 가장 발달된 부분은?
(1) 허리와 옆구리
(2) 엉덩이
(3) 가슴
(4) 머리
4. 당신의 걸음걸이는 다음 중 어디에 해당됩니까?
(1) 걸음이 느리고 무게있게 걷는다.
(2) 걸음걸이가 자연스럽고 얌전하다.
(3) 걸음이 빠르고 몸을 흔든다.
(4) 걸음걸이가 꼿꼿하다.
5. 당신은 다음 중 어디에 해당됩니까?
(1) 평소에 땀이 많고 땀을 흘리면 오히려 상쾌하다.
(2) 평소에 땀이 많지 않고 조금만 땀을 내도 피곤하다.
(3) (4) 땀이 특별히 많은 편은 아니며, 땀을 흘려도 그다지 피곤하지
않다.
6. 당신의 얼굴은 다음 중 어디에 가깝습니까?
(1) 얼굴의 윤곽이 뚜렷하고 의젓하다.
(2) 얼굴의 윤곽이 갸름하고 둥글다.
(3) 얼굴이 다소 길고 머리가 앞뒤로 나와 있다.
(4) 머리가 크고 정수리가 솟아 있다.
7. 당신 얼굴의 색깔은?
(1) 갈색 혹은 검은 빛이다.
(2) 황백색이다.
(3) 흰색 혹은 붉은 빛이 돈다.
(4) 흰 편이다.
8. 당신의 얼굴은 다음 중 어디에 해당됩니까?
(1) 이목구비가 크고 입술이 두텁다.
(2) 눈, 코, 입이 대체로 작고 섬세한 편이다.
(3) 입이 크지 않고 턱이 뾰족한 편이다.
(4) 이마가 넓고 광대뼈가 나와 있다.
9. 당신의 눈빛은 다음 중 어디에 가장 가깝습니까?
(1) 눈빛이 밝지 않고 침침하다.
(2) 눈빛이 순하고 눈웃음을 잘 짓는다.
(3) 눈빛이 반사적이고 예리하다.
(4) 눈에서 빛이 난다.
10. 당신의 가슴은?
(1) 넓고 잘 발달되었다. (비만형)
(2) 빈약하고 구부정하다. (세장형)
(3) 넓고 튼튼한 편이다. (근육형)
(4) 가슴이 벌어지고 견실하다.
11. 당신의 손과 발은?
(1) 손발이 따뜻하나 겨울에 잘튼다.
(2) 손발이 차고 겨울에 잘 트지 않는다.
(3) (4) 손발이 따뜻한 편이다.
12. 당신의 피부는?
(1) 두텁고 땀구멍이 크다.
(2) 부드럽고 땀구멍이 작다.
(3) 희고 마른 편이다.
(4) 부드럽고 마른 편이다.
13. 당신의 음성은 다음 중 어디에 해당됩니까?
(1) 음성이 탁하다.
(2) 조용한 편이다.
(3) 카랑카랑하다.
(4) 굵고 성량이 풍부하다.
14. 말을 할 때 평소 습관은?
(1) 말수가 적고 간혹 더듬기도 한다.
(2) 말이 많지 않으나 가까운 사이와는 말을 많이 하는 편이다.
(3) 말이 많고 함부로 막하는 편이다.
(4) 수다스럽지는 않지만 누구한테건 거리낌없이 말을 한다.
15. 당신의 대변상태는 다음 중 어디에 해당됩니까?
(1) 변비가 자주 오는 편이다.
(2) 대개는 변이 무르고, 혹시 변비가 있어도 그다지 불쾌감은 없다.
(3) 약간의 변비만 있어도 고통스럽다.
(4) 변보기가 부드럽고 양이 많다.
16. 평소 건강에 별 이상이 없는 때에도 자주 느끼는 증상이 있다면, 다음
중 어느 것입니까?
(1) 가슴이 두근거린다. 눈이 쉽게 피로하거나 아프다.
(2) 한숨을 잘 쉰다. 손발이 떨린다.
(3) 건망증이 있다.
(4) 가슴이 답답하고 막힌 듯하다. 다리에 힘이 없어 오래 걷지 못한다.
17. 평소에 잘 나타나는 병증으로 어떠한 증세가 있는가?
(1) 가슴이 뛴다, 감기, 변비, 눈병, 설사, 갈증.
(2) 소화이상, 신경예민, 설사, 요통, 팔다리에 힘이 없다.
(3) 변비, 건망증, 구역감, 코피.
(4) 요통, 하지무력, 목에 이상감각, 심한 구토로 음식물을 넘기지
못한다.
18. 당신의 기질이나 성격으로 장점이라고 생각되는 것은?
(1) 정직하고 과묵한 편이다. 매사에 신중하여 주위 사람이 보기에
믿음직스럽게 행동한다. 예의바르고 점잖게 처신한다. 불필요하게 일을
벌이지 않으며, 과업을 수행할 때는 꾸준한 노력과 인내심으로 잘
성취시킨다.
(2) 성격이 온순하고 침착하며 사교적이다. 판단이 빠르고 생각이
치밀하고 조직적이어서 학구적인 분위기가 있다. 내 할 일은 내가 알아서
하는 성격으로서 남의 간섭을 받기 싫어한다.
(3) 매사에 활동적이고 열성적이다. 봉사정신이나 의협심이 강하고
솔직담백한 성격이다. 다정다감하여 인정이 많고 이해타산에 얽매여
행동하지 않는다.
(4) 명석하고 창의력이 뛰어나며 호탕한 성격이다. 강한 성격이고
적극적이고 진취적이며 과단성이 있다. 행동에 거침이 없고 친하든 그렇지
않든 불문하고 남과 잘 사귀는 편이다.
19. 당신의 기질이나 성격으로 단점이라고 생각되는 것은?
(1) 보수적이고 변화를 싫어한다. 밖의 일보다 집안일을 중시하고 활동을
싫어한다. 점잖은 듯하나 의심이 많아 음흉하고 욕심이 많다. 운동보다는
오락을 좋아한다. 겁을 잘내고 게으른 편이다.
(2) 내성적이고 수줍음이 많아 자기 의견을 잘 표현하지 않는다.
소극적이고 여린 성격이어서 추진력이 약하다. 개인주의나 이기주의가
강하고 이해타산에 매여서 행동하는 편이다. 질투심이나 시기심이 많고,
한번 감정이 상하면 쉽게 풀리지 않고 오래간다.
(3) 바깥일에만 분주하여 가정이나 자기 일은 소홀이 한다. 행동이 날래고
경솔하다. 매사에 시작은 잘하나 마무리가 부족하고 싫증을 잘 느끼며
쉽게 체념한다.
(4) 계획성없이 무조건 하고 일을 추진한다. 자신의 잘못을 후회하거나
인정할 줄 모른다. 일이 마음먹은 대로 잘 안되면 남에게 화를 낸다.
세심한 면이 부족하고 치밀하지 못하다.
20. 다음 음식물 중 좋아하는 음식물이 가장 많이 들어 있는 항목은?
(1) 밀가루 음식, 콩, 고구마, 땅콩, 설탕, 쇠고기, 우유, 버터, 치즈,
명란젖, 장어, 도라지, 당근, 더덕, 고사리, 연근, 토란, 버섯, 미역,
다시마, 김.
(2) 찹쌀, 차조, 감자, 닭고기, 개고기, 참새고기, 꿩고기, 양젖,
염소고기, 양고기, 벌꿀, 명태, 도미, 조기, 멸치, 민어, 미꾸라지,
시금치, 양배추, 미나리, 파, 카레, 후추, 마늘.
(3) 보리, 팥, 녹두, 돼지고기, 계란, 오리고기, 생굴, 해삼, 멍게, 전복,
새우, 게, 가재, 복어, 잉어, 자라, 가물치, 가자미, 배추, 오이, 상치,
우엉, 호박, 가지, 당근, 생맥주, 빙과류.
(4) 모밀, 냉면, 새우, 조개류(굴, 소라, 전복), 게, 해삼, 붕어,
순채나물, 기타 소채류.
21. 다음 중 당신이 좋아하는 과일이 가장 많이 들어 있는 항목은?
(1) 밤, 잣, 호도, 은행, 배, 매실, 살구, 자두.
(2) 사과, 귤, 도마도, 복숭아, 대추.
(3) 수박, 참외, 딸기, 바나나, 파인애플.
(4) 포도, 머루, 다래, 감, 앵두, 모과.
22. 당신이 좋아하지 않거나, 알레르기를 일으킨 적이 있거나, 당신에게
잘 맞지 않는 음식이라고 생각되는 식품이 있는 항목은?
(1) 닭고기, 달걀, 돼지고기, 개고기, 염소고기, 사과, 커피, 삼계탕,
인삼차, 꿀, 생강차.
(2) 냉면, 참외, 수박, 찬 우유, 빙과류, 생맥주, 보리밥, 돼지고기,
오징어 밀가루 음식.
(3) 맵고 짠 음식, 닭고기, 개고기, 노루고기, 염소고기, 꿀, 인삼, 엿,
땅콩.
(4) 맵고 짠 음식, 뜨거운 음식, 지방질이 많은 음식, 쇠고기 설탕,
무우, 조기.
23. 음식물에 대한 당신의 기호는?
(1) 따듯한 음식을 좋아한다.
(2) 뜨거운 음식을 좋아한다.
(3) 찬 음식을 좋아한다.
(4) 시원한 음식을 좋아한다.

(판정)
(1)이 압도적으로 많으면 태음, (2)면 소음, (3)이면 소양, (4)면 태양에
해당된다. (5번, 11번 문항에서 (3) (4) 호 표시 된것은 소양, 태양 둘 다
해당된다는 의미이다.) 예를 들어 (1)이 14개, (2)가 6개, (3)이 2개,
(4)가 1개였다면 태음체질이다.
어느 번호도 압도적으로 많지 않다면, 이 테스트로는 정확히 판정하기
어려우니 전문가의 판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겠다.
아주 간편하게 체질을 판단할 수 있는 방법이긴 하지만, 이 테스트를
사용하는 방법도 약간의 문제는 있다. 그중 하나는 경중을 따지지 않고
문제마다 동일한 비중을 두고 있다는 점이다. 즉 어떤 문제는 체질판별에
중요하니 가중치를 크게 두고 어느 항목은 적게 두는 식으로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 한 가지 문제는 자신에 대한 평가를 공정하게 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자신은 자신의 성격을 이렇다고 생각하여도 사실이 그런지는 다른 얘기가
될 수 있다. 한 가지 요령은 자신이 스스로 답을 내어보고 나서, 자신을
잘아는 가족에게 자신에 대해서 답을 내어보라고 해서 참고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가장 간편하게 체질을 판단할 수 있는 방법으로 (체질 테스트)를
해보았다. 많은 독자들은 이것으로 충분히 자신의 체질을 알 수 있었을
것이다. 그렇지 못한 독자는 제 2장을 다시 한번 읽어보기 바란다.

(참고) 척도법 (체형을 자로 재서 구별하는 방법)

지금까지 말한 구별법으로 10명 중 8, 9명은 자신의 체질을 구별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렇지만 그래도 판단을 못하겠거든 척도법이라는
방법을 사용해 보도록 하자.
척도법이란 체질마다 인체의 발달한 부위나 허약한 부위가 차이가 있다는
특징을 이용하여, 간편하고 실증적으로 체질을 진단하는 방법이다.
보통 자신이 어느 체질인지 전혀 감이 안 잡힌다는 경우는 드물고, 네가지
체질 가운데 어느 두 가지 체질은 아닌 것이 확실한데 나머지 두 가지
체질 가운데 어느 것인지 자신이 안서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경우 이
방법은 특히 효과가 있다.
다만 소양인과 태양인 사이의 구별에는 이 방법으로는 조금 어려움이
있다.
아직 이 척도법은 하나의 가설이고 연구가 진행되는 상태에 있다. 아직
임상도 통분하지 못하고 미완성이다. 여기서 사용하는 척도법은 허만회의
석사학위논문의 자료를 기초로 하였다. 이 논문의 저자는
(동의수세보원)의 (사단론)과 (확충론)의 이론을 중심으로 형태학적인
도식화를 시도하고, 이를 바탕으로 임상에서 접한 311명을 표본으로 하여
측정을 하였던 것이다.
이 논문의 저자에 따르면, 사상인의 몸통의 체형은 각각 아래 그림과 같이
유형화된다고 한다. (그러나 이 그림으로는 태양인과 소양인의 체형이
구별되지 않는다. 원래 태양인은 가장 알아보기 어려운 체질인데, 특히
체형으로는 구별이 어렵다. 이 점은 뒤에 다시 설명한다.)

(그림 묵자본 참조) P67
(1) 제 1선 (어깨부위): 좌우 양쪽 액와부에 있는 대흉근 외측상단을
연결한 수평길이
액와부: 겨드랑이 오목한 곳
대흉근: 가슴에 있는 삼각형 모양의 큰 근육. 팔을 움직이거나 호흡을 할
때 움직임
(2) 제 2선 (가슴부위): 양 젖꼭지(유두)를 지나 양 겨드랑이에 이르는
수평길이
(3) 제 3선 (위부위): 좌우 불용혈을 지나 양쪽 겨드랑이에 이르는
수평길이
불용혈: 명치 좌우 두 치 부근에 있는 혈
(4) 제 4선 (배꼽부위): 좌우 천추혈을 지나 양쪽 옆구리에 이르는
수평길이
천추혈: 배꼽 좌우 두 치 부근에 있는 혈
(5) 제 5선 (장골부위): 좌우 장골 양끝을 잇는 수평길이
장골: 바지를 입으면 혁대가 걸리는 뼈를 가리킴

이 논문의 저자는 이상과 같이 기준선을 5개로 하여 각각 어깨부위선(상초
기준선), 가슴부위선(중상초 기준선), 위부위선(음양 분지선),
배꼽부위선(중하초 기준선), 장골 부위선(하초 기준선)등으로 이름하여
측정하였다. 그리하여 311명에 대해 아래와 같은 통계를 내었다. 그
결과를 토대로 위와 같이 체형을 도식화하여 본 것이다.

부위별 평균 길이 (단위 cm 소수점 2자리에서 반올림)
^ln
부위: 태양인: 소양인: 태음인: 소음인
어깨 부위: 35.6(34.9--36.3): 30.3(28.9--31.6): 27.7(27.0--28.3):
26.5(26.2--26.8)
가슴 부위: 31.9(31.0--32.8): 27.9(26.7--29.1): 30.1(29.4--30.8):
28.8(28.4--29.2)
위 부위: 30.5(29.6--31.4): 26.4(25.3--27.6): 29.7(29.1--30.3):
27.0(26.6--27.4)
배꼽 부위: 28.6(27.5--29.8): 25.0(23.8--26.1): 30.2(29.5--30.9):
28.1(27.6--28.6)
장골 부위: 25.3(24.6--25.9): 23.9(22.7--25.1): 27.5(26.8--28.2):
29.9(29.4--30.3)
^ln
* 수치의 앞은 평균, 괄호 안은 95^356 1234^ 신뢰구간
* 재는 방법: 비닐 줄자로 잰다. 수평으로 재되 처음과 끝은 몸 측면의
중앙이 되도록 한다

다시 말하지만, 이 척도법은 (동의수세보원)에서 말한 사상인의 신체적
특징을 고려해서, 일정한 기간 동안 환자들을 진단한 자료를 가지고 만든
것이다. 일종의 통계라고 할 수 있다. 그것도 아직 연구중이고 또 충분히
많은 사람의 임상결과를 토대로 작성되었다고는 볼 수 없다.
엄밀하게 말한다면 하나의 가설이다. 그렇지만 이 방법은 간편하고
실증화된 방법이라는 점에서 우수성이 있다. 객관적으로 지표를 전혀
제시할 수 없는 의학이면 그만큼 실용성과 신뢰성은 감소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 방법은 내심이니 병증이니 하는 것은 다 생략하고 외모 하나만
가지고 체질감별을 하는 것이므로 불완전한 것이다. 불완전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운용하면 도움이 될 것이나, 이것이 전부라고 알거나 이 방법이
절대적이라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특히 태양인을 위와 같은 체형을 재서 구분한다는 것은 의문이 있다.
태양인은 상초가 발달한 사람인데, 상초가 발달했다는 것은 상체가
크다거나 흉곽부위가 크다는 얘기하고는 차이가 있다. 태양인의 용모를 볼
때는 목덜미, 머리, 이마, 턱 등을 보는 것이지 어깨를 보는 것이 아니다.
게다가 상초가 발달했다는 것이 가슴둘레가 길다는 것과는 다르다. 머리나
목덜미가 크고 작은 것이 문제가 아니라, 그 기상이 화가 나면 불끈
치받을 성격에 걸맞는 인상을 주는 형태라는 것이다. 맹수가 으르릉거릴
때 목덜미에 갈기를 세우는 듯한 인상이 태양인의 용모, 즉 목과
머리(얼굴은 제외)부위에서 감지된다는 것이다.
체형을 가지고 체질을 구분하는 것은 이처럼 단순히 어느 부위의 길이가
길고 짧다는 것만으로 판단할 것이 아니다. 태양인의 경우 체형의 판단
요점은 앞서 말한 바와 같은데 이를 그림으로 도식화한다는 것은 좀
어려운 일이다. 태음인은 흉곽부위와 골반부위가 모두 작으면서 배부위가
크기 때문에 대체로 앞서의 체형그림에 유사한 형상이 된다. 소음인은
흉곽부위는 작지만 골반부위는 큰 것이 체형의 특징이다.
대체로 양인은 흉곽부위가 크고 음인은 골반부위가 크다고 할 수 있으나,
이 특징이 잘 드러나는 것은 소양과 소음에서이다. 이 특징이 잘 드러나는
것은 소양과 소음에서이다. 한편 갈비뼈가 척추에 붙은 각도를 가지고도
체질판단에 참고할 수 있는데, 갈비뼈와 척추가 이루는 각이 둔각이면
태음인 혹은 소양인이고, 예각이면 소음인으로 본다.
이와 같이 척도법으로 체질을 구분하는 것은 간편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어느 정도 한계가 있으므로, 이 점을 감안하여 이용하여야 할 것이다.
@FF
제 3장 사상체질을 이용한 생활섭생

앞장에서 설명한 것으로 자기 체질을 대개 구별할 수 있었을 것이다.
자신의 체질이 무엇인지 알았다면, 이제 그것을 응용하는 법을 생각해
보자.
체질마다 경계해야 할 감정상태가 있고 이를 다스리는 원칙이 있다.
피해야 할 음식이 있고 적합한 음식이 있다. 체질마다 이로운 약물이 있고
해로운 약물이 있다. 병을 치료하는 원칙이 있고 건강을 얻는 장수법이
있다.
체질을 아는 것은 단순히 육체적인 건강에만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니다.
체질에 따라 특유한 성격적인 차이를 나타내기 때문에, 자신의 능력과
자질 그리고 성격상의 장단점을 알 수 있게 되어 원만한 사회생활과
가정생활을 꾸려나갈 수도 있다. 또 이와 같이 하면 자신의 마음을 다스릴
수 있고 행동이 가다듬어지기 때문에 마음의 건강과 몸의 건강을 더불어
지킬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일상생활에서 유의할 사항을 알게 되어 매사에
자신있게 임할 수 있게 된다.
그 이외에도 다른 사람들의 성격을 보다 깊이 알 수 있게 되어 이해심이
깊어지고 남에 대한 따뜻한 배려를 하는 좋은 습관을 기를 수 있다.
이렇듯 체질을 구별함으로써 일상생활에서 얻을 수 있는 바는 대단히
폭넓은 것이지만, 일상생활에서 손쉽게 적용할 수 있는 몇 가지 섭생법을
알아보기로 하자.
@ff
1. 이로운 음식과 피해야 하는 음식

예로부터 의약과 음식은 그 근원이 같다고 한다. 질병의 예방과 치료에
있어서 식사가 의약에 못지 않은 중요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음식은 약물보다 기의 편향이 적어서, 약물에 비해서는 인체에 민감하지
않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가운데도 체질에 따라 유리한 음식과
불리한 음식이 분명히 있으며, 비록 그 영향이 적다 하더라도 식습관이란
장기간 계속되는 것이기 때문에 오히려 약물보다 더욱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할 것이다. 체질에 맞는 음식은 최상의 보약이 될 것이지만,
체질에 맞지 않는 음식은 독이 되어 인체에 차차 쌓여 병을 유발하고
건강을 해치게 될 것이다.
체질별로 음식을 구별하면, 그 음식을 섭취함으로써 과대한 장기는 기능이
억제되고 과소한 장기는 기능을 보완받아 불균형이 조정된다. 또 양인은
음성경향으로 유도되고 음인은 양성경향으로 유도되어 조화를 이룰 수
있게 한다.
아침마다 생즙을 먹는다면 어떤 야채를 고르는 것이 좋을까? 즐겨먹는
과일로는 무엇이 좋을까? 보약재를 고른다면 무엇이 좋을까? 특별히
해로운 음식은 없을까? 식품 선택에서 기본적인 원칙으로 삼을 만한
지침은 없을까? 누구나 흔히 갖는 희망이다.
식품 중에는, 먹어서 칼로리를 취한다는 에너지원으로서의 음식이 있고,
또 음식이 몸에 들어가서 약이 되는 효과를 기대하는 것이 있다.
사상의학에서 얘기하는 것은 두가지 의미가 다 적용된다. 일상적으로
섭취할 식품의 선택에 요령을 일러주는 것이기도 하고, 또 그 사람의
체질속성의 약점을 보완하는 도움이 되는 보약을 일러주는 것이기도 하다.
여기서 어떤 체질은 어떠어떠한 식품이 좋다고 말할때, 반드시 그것만
먹고 다른 것은 먹으면 안된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서는 곤란하다. 그것을
위주로 하되 다른 것을 보조적인것으로 하면서 보완하라는 뜻이다.
가령 내가 평소에 늘상 먹는 음식 외에 특별한 건강식을 하고 싶다고 할
때, 그렇다면 사상의학에서 제시하고 있는 식품들 중에서 고르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또 자신의 식생활을 살펴보아서 자기 체질과 너무 맞지
않는 음식을 습관적으로 많이 먹고 있다면 식생활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흔히 40대 이후에 집에서 야채생즙을 해먹는다든지 아침에 계란에다가
사과를 넣고 오렌지를 넣고 갈아서 아침마다 먹는다든지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렇게 특별한 음식을 먹는 이유가 어디에 있는가 하면, 자신이
평소 먹는 음식이 무언가 부적당하고 부족하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이런
특이한 건강식을 하는 것이 자신의 평소의 식사법을 바꾸거나 보완해서
체질을 개선함으로써 건강에 보탬이 된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는
과연 적절한 식품을 선택하는 기준을 어떻게 정하는가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닭고기는 영양가가 풍부하다고 하여 누구나 즐기고 있고,
인삼을 넣은 삼계탕 같은 것은 여름철 보양으로 인기가 있다. 그러나
소양인이라면 닭고기나 인삼은 별로 환영할 만한 게 못된다. 심한 경우는
열독이 생겨 피부발진, 눈의 충혈 등을 가져올 수 있다. 이렇게 드러나는
경우가 아니더라도, 소양인이라면 닭고기나 인삼을 보약삼아 장복하는
것은 권할 만한 것이 못된다. 서양의학에서는 이런 것을 특이체질로
분류하는데, 사상의학에서는 체질별로 음식선택법을 정리하여 설명하고
있다.
서양의학에서도 식이요법을 사용한다. 그 식이요법이란, 예를 들어 지금
내가 간이 나쁜 경우 고단백 저지방을 먹으라고 한다. 그래서 조개를 삶아
먹거나 생선을 많이 먹으라고 권한다. 그래서 서양의학에서는 식이요법
중에 간이 나쁜 사람에게 쓰는 식이요법, 고혈압이 있는 사람에게 쓰는
식이요법 등으로 구별되는데, 사상의학에서 질병 단위로 정해지는
식이요법은 없다. 어느 특수한 질병만 다루는 식이요법이 아니라 체질의
정상적인 운영을 조절하는 데 필요한 음식론이다.
대체로 음인은 차가운 것이 좋지않고 양인은 그 반대이다.
참외나 수박과 같은 한여름의 과일이나 생맥주나 사이다 같은 차가운
음료를 마시면 복통을 일으키거나 설사를 하는 사람이 있는데, 이런
사람은 주로 소음인이다. 소음인은 소화기능이 약하고 냉한 체질이므로
소화되기 어려운 무거운 식품이나 냉성식품은 좋지않다. 거꾸로 소화되기
쉽고 따뜻한 성질의 식품은 체질에 맞는 좋은 식품이다. 육류를 예로 들면
개고기, 닭고기 같은 것이 몸을 덮여주는 좋은 식품이다.
조리할 때는 기름을 너무 많이 넣거나 밋밋하게 하지말고, 자극성있는
조미료를 사용하여 식욕을 북돋아주는 것이 소화에 이롭다. 그밖에
음료수나 음식은 따뜻한 것을 즐기도록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한여름에도 냉수보다 끓인 물을 마시는 편이 낫다.
소양인은 비위가 튼튼해서 음식을 잘 소화시킨다. 한겨울에도 냉면 같은
찬 음식을 즐기고 냉수를 마셔도 탈이 나지 않는다. 소양인 아이가
아이스크림 같은 빙과류를 한겨울에 먹는다고 염려할 필요는 없다. 충치가
생길 염려는 있겠지만, 그 때문에 탈이 나는 일은 적다.
소양인은 평소 음식에 별로 구애받지 않는 편이다. 음식을 가리지 않고 잘
먹고 잘 소화시킨다. 그러나 소양인은 열이 많은 체질이므로 열을 내는
식품을 피하도록 유의 해야 한다. 소음인에게는 좋은 식품인 개고기,
닭고기, 벌꿀 따위가 소양인에게는 해로운 식품이다.
소양인은 소음인과는 달리 소화가 잘되는가 어떤가는 문제가 되지
않으므로, 생랭한 음식인가 따뜻한 음식인가를 구별해서 식품을 선택한다.
음허하기 쉽기 때문에 보음하는 식품이 좋다. 곡류를 예로들면 보리, 팥,
녹두 같은 것이다.
태양인도 소양인처럼 더운 식품보다는 생랭한 식품이 맞다. 소양인은
소화기능이 원체 왕성해서 지방질이 많은 음식도 가리지 않으나, 태양인은
담백한 음식이 좋다. 지방질이 적고 자극성이 적은 밋밋한 식품이
적합하다.
태양인은 간 기능이 약하므로, 칼로리가 높고 고단백의 중후한 식품을
즐겨 먹으면 간에 부담을 주어 간염과 같은 질병이 생길 수도 있다.
태음인은 상초가 허약해서 호흡기, 순한기 계통에 병이 올 수 있는
체질이다. 대체로 몸이 비대한 편이므로 고혈압 같은 심혈관계 질환이나
중풍과 같은 병에 걸릴 수 있는 식품은 피하는 것이 좋다. 또 허약한 폐의
기능을 보호해줄 수 있는 식품이 좋다.
지방질이 많은 식품은 좋지 않고 고단백의 중후한 식품이 어울린다.
그러나 과식하는 습관이 있어 비만이 되거나 고혈압과 변비가 되기 쉬운
체질로, 자극성있는 식품이나 지방질이 많은 음식은 피해야 하며, 태음인
식품이라 하더라도 과식을 피하고 항상 운동이나 목욕을 자주 하고 땀을
자주 내어 비만이 되지 않도록 유의하고, 특히 변비의 습관을 없애는
식생활이 필요하다.
체질별로 적합한 곡물, 육류, 해물, 야채, 과일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1) 태양인
태양인은 기가 청평소담(담백함)한 음식이나 간을 보하고 음을 생하는
식품이 맞다. 특히 지방질이 적은 해물류나 소채류가 좋다.
곡류: 모밀, 냉면.
해물: 새우, 조개류(굴, 전복, 소라), 게, 해삼, 붕어.
채소: 순채나물, 솔잎.
과일: 포도, 머루, 감, 앵두, 모과, 송화 (가루).
(해로운음식)
맵고 성질이 뜨거운 음식이나 지방질이 많은 음식은 부담을 준다.

(2) 소양인
비위(소화기)에 열이 많은 체질이기 때문에 싱싱하고 찬 음식이나 소채류,
해물류가 좋고, 음허하기 쉽기 때문에 음을 보하는 음식이 좋다.
곡류: 보리, 팥, 녹두.
육류: 돼지고기, 계란, 오리고기.
해물: 생굴, 해삼, 멍게, 전복, 새우, 게, 가재, 복어, 잉어, 자라,
가물치, 가자미.
채소: 배추, 오이, 상추, 우엉(뿌리), 호박, 가지, 당근.
과일: 수박, 참외, 딸기, 바나나, 파인애플.
기타: 생맥주, 빙과.
(해로운 음식)
고추, 생강, 파, 마늘, 후추, 겨자, 카레등 맵거나 자극성 있는 조미료,
개고기, 닭고기, 노루고기, 염소고기, 꿀, 인삼.

(3) 태음인
일반적으로 체구가 크고 위장기능이 좋은 편이어서, 동식물성 단백질이나
칼로리가 많은, 맛이 중후한 식품이 태음인 음식으로 좋다.
곡류: 밀, 콩, 고구마, 율무, 수수, 땅콩, 들깨, 설탕, 현미.
육류: 쇠고기, 우유, 버터, 치즈.
해물: 간유, 명란, 우렁이, 뱀장어, 대구, 미역, 다시마, 김, 해조류.
과일: 밤, 잣, 호두, 은행, 배, 매실, 살구, 자두.
채소: 무우, 도라지, 당근, 더덕, 고사리, 연근, 토란, 마, 버섯.
(해로운 음식)
닭고기, 개고기, 돼지고기, 삼계탕, 인삼차, 꿀, 생강차.

(4) 소음인
소화기의 기능이 약하여 위장장애가 오기 쉬우므로, 자극성 있는 조미료나
따뜻한 음식이 좋다. 지방질 음식이나 찬 음식, 날음식(생랭한음식)은
설사를 유발하기 쉽다.
곡류: 찹쌀, 차조, 감자.
과일: 사과, 귤, 토마토, 복숭아, 대추.
육류: 닭고기, 개고기, 노루고기, 참새, 꿩, 양젖, 염소고기, 양고기,
벌꿀.
해물: 명태, 도미, 조기, 멸치, 민어, 미꾸라지.
채소: 시금치, 양배추, 미나리, 파, 마늘, 생강, 고추, 겨자, 후추, 카레.
(해로운 음식)
냉면, 참외, 수박, 냉우유, 빙과류, 생맥주, 보리밥, 돼지고기, 오징어,
밀가루 음식 (특히 라면)
@ff
2. 차

우리는 전래의 차보다는 커피나 코코아와 같은 외래의 차를 많이 마시고
있다. 아마 자동판매기 따위에서 쉽게 구해 마실 수 있는데다가,
서양문물이라면 무턱대고 좋아보이는 습관들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요즘은 건강을 생각해서 카페인이 많은 외래차보다 전통차를 찾는
사람이 점점 늘어나고 있으니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전통차라고 무조건
건강에 좋은 것은 아니니 자기 체질에 맞는 차를 마셔야 하겠다.
차를 마시는 사람의 기호에 따라서 매운 맛, 단 맛, 쓴 맛, 구수한 맛,
떫은 맛 등 즐기는 맛이 다양한데, 기왕이면 맛도 기호에 맞고 성질도
체질에 맞는 차를 집이나 직장에 장만해두고 마시면 좋겠다.
태양인에게는 모과차가 좋다. 모과차는 시큼하고 씁쓰름한 맛이 은근히
좋다. 기운이 없고 권태가 오거나 매사 의욕이 없고 피로할 때 모과차는
좋은 효과가 있다. 신경성에서 오는 소화 불량이나 두통에도 좋다. 그밖에
감잎차나 오가피차도 도움이 된다.
소양인은 구기자차가 좋다. 구기자는 맛이 달면서도 씁쓸한 맛을 내는데,
처음 마시는 사람은 별로 내키지 않는 맛일지 모른다.
그러나 소양인은 뜨거운 차 종류보다는 당근즙이나 녹즙 같은 것이 좋다.
특히 인삼차, 꿀차, 쌍화차 등은 좋지않다.
태음인은 들깨차, 율무차, 칡차가 좋다. 시중에서 파는 율무차는 보통
율무와 들깨가 섞여 있는데, 둘 다 태음인에게 적합한 곡물이므로 그것을
사서 마시면 충분하겠다.
칡은 갈근이라고 하는데, 맛이 다소 씁쓸하면서 단맛이 좋다. 해열과 발한
작용이 있어서 감기약 처방에 대표적으로 들어가는 약재이다. 달여서 차로
마셔도 되고 생즙을 내어 마셔야 된다. 생즙은 숙취에도 효과가 있다.
소음인에게는 좋은 차가 많이 있다. 계피차, 인삼차, 생강차, 꿀차,
쌍화차 등이 소음인에게 좋은 차들이다.
겨울철에 뜨거운 계피차를 마시면 발한과 구풍작용이 있어 감기를
예방하는 효과도 있다. 계피 15그램에 묵은 대추 5-10개와 생강 3그램을
넣어 끓이면 5, 6명이 마실수 있는 계피차가 된다. 여기에 기호에 따라
적당히 꿀이나 설탕을 넣어 마신다.
인삼차는 시중에 파는 것을 써도 좋고, 백삼이나 수삼에 대추를 넣고
달여서 마셔도 좋고, 또 거기에 꿀을 타서 마셔도 좋다.
@ff
3. 체질과 질병

병은 한 가지라도 치료법은 무수히 많다. 어떤 치료법이 어떤 사람에게는
잘 듣는데 어떤 사람에게는 전혀 효과가 없는 경우는 아주 흔히 볼 수
있다. 요는 건강법은 모든 사람에게 공통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만병통치식의 방법은 있을 수 없고, 사람마다, 체질마다 달라져야 하는
것이다.
흔히 체질은 변화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체질개선`이라는 말의 의미를
잘못 알고 있는 것이다. 체질개선이라고 할 때의 체질이란 알레르기 체질,
선병질의 체질, 다혈질과 같은 체질을 말하는 것이고 사상의학에서
말하는 태소음양인의 사상체질과는 관계가 없다.
사상의학에서는 체질에 관해서 세 가지를 원칙으로 삼고 있다. 첫째,
체질은 평생변하지 않는다는 원칙 (체질 불가변의 원칙), 둘째, 네가지
체질 이외에 다른체질은 있을 수 없다는 원칙 (예외 인정 불허의 원칙),
셋째, 각자의 체질에 해당하는 약물이 아니면 쓰지 않는다는 원칙 (약물
혼용 불가의 원칙), 이 세 가지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체질에 따라 생리, 병리는 물론 심성까지도 일정한 유형을 나타낸다.
따라서 질병을 치료할 때나 허약한 체질을 개선하려고 할 때도 자연물의
소산인 약물이나 식품에서 그 특징을 잘 이용하여 체질을 보완한다면 가장
훌륭한 치료방법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사상 체질을 이용해서 음식이나 심신의 통제 등으로 건강을
유지하는 양생법에 대해서는, 일반 사람들도 서도 쉽게 이해할 만하고 또
쉽게 이용할 수 있는 방법들이라고 할 수 있지만, 체질별로 병증을
구별하고 그 경과와 예후를 판단하고 또 정확한 처방을 구하는 것은 역시
전문적인 한의사들에게 맡겨야 한다.

(1) 태양인
태양인은 소변량이 많고 잘 나오면 건강하다고 하였으니, 소변이 잘
나오다가 잘 안 나오면 일단 병을 의심해 보아야 한다.
태양인이 담백하고 생랭한 음식 대신 맵고 뜨거운 음식이나 지방질이 많은
음식을 먹는다면, 식도나 위장부위에 병이 올 수 있다. 하체가 원래
허약해서 서 있거나 걷는 것을 싫어하는데, 그렇게 하체를 운동시키지
않고 버려두면 하체에 병이 올 수 있다. 또 감정적으로 쉬이 분노를
터뜨리거나 지나치게 슬픈 감정을 간직하거나 하면 간장부위에 병이
생기기 쉽다.
태양인의 체질병증으로는 열격증, 반위증, 해역증 등이 있는데 증세가
중하기 전에는 잘 나타나지 않는다. 열격증이라는 병은 음식물을 넘기기가
어렵고 넘긴다고 해도 위까지 내려가지 못해서 넘긴 후에 다시 토해내는
병이다. 이때 식도 부위에서 서늘한 바람이 나오는 것처럼 느껴지게 된다.
이런 증세가 있으면 중병이다. 위급한 것이다. 그러나 이때에 심한 열이
있고 몸이나 배가 아프고 배가 끓고 소리가 나며 설사, 이질 등의 증상이
있는 것은 열격증이 아니다.
반위증은 음식을 삼켜 넘기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으나 먹은 후에
명치부근이 그득하여 거북하고 수시간 후에 다시 토해내는 증상이다.
아침에 먹은 것을 저녁에 토하고 저녁에 먹은 것을 아침에 토한다고
하였다. 현대 의학적으로 얘기하면 위암, 위무력, 유문협착 등의 병에서
볼 수 있는 증상이다.
해역증은 권태감이 심하고 하체에 힘이 없어 다리가 풀리고 행보를
싫어하는 병이다. 그렇다고 다리가 마비되었거나 붓고 아픈것이 아니며
오한이나 발열이 있는 것도 아니다. 다리힘 자체가 없어서 행보를 못하는
것이 아니고 요척에 병이 생겨서 나타나는 증상이다.
태양인의 대변이 순조롭게 나오고 덩어리가 크고 양이 많으면 건강하다.
소변이 양이 많고 자주보면 건강하다. 얼굴 빛은 희면 좋고 검어서는 좋지
않다. 살갗은 말라야 좋고 살이 찌면 좋지 않다. 명치 밑에 딴딴한
덩어리가 있는 것도 좋지 않다. 그 덩어리가 작으면 가벼운 병이나,
클수록 중한 병이다.
앞서도 얘기했지만, 태양인의 병리에 대해서는 그다지 알려져 있지 않다.
약리도 알려진 바가 적어서 이제마는 단방약 명 가지와 처방 두 가지를
알려주고 있을 따름이다. 후세에 연구하는 사람들이 태양인은 간장질환,
소화불량, 식도협착, 식도암, 위암, 상기, 각약, 안질 등에 잘 걸린다고
하고 또 새로운 처방들을 연구하여 내놓고 있는 실정이다.

(2) 소양인

소양인은 대변이 잘 통하면 건강한 상태이다. 대변이 잘 나오면 병이
없다고 생각해도 좋으며, 설령 약간의 병세가 있더라도 곧 치유될 것이다.
반대로 다른 증세가 없더라도 대변이 잘 나오지 않으면 병을 의심해
보아야 한다. 특히 대변이 이삼일 나오지 않은 정도인데도 못 견디게
가슴이 답답하고 고통스러우면 중병이니 즉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소음인이 설사가 멎지 않으면 아랫배가 얼음장처럼 차지는 증세를 보이는
데 비해 소양인이 대변이 오래 불통되면 반드시 가슴이 뜨거워지는 증세를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나쁜 열이 내려가 배출되지 못하고 가슴에
뭉쳐버리기 때문이다.
소양인은 비뇨기, 생식기의 기능이 허약하다. 그래서 방광이나 신장등
배설기관에 질병이 되기 쉽다. 허리와 다리가 약해서 척추나 고관절 등에
이상이 생겨 요통으로 고생하는 수가 있다. 몸에 열이 많아서 여름을
타고, 체질에 맞지 않는 음식을 먹으면 피부에 발진이 돋는 경우가 있다.
소화기능은 좋은 편이므로 음식에 별 구애받지 않고 위장병에 걸리는 일도
드물지만, 성격이 급하므로 음식을 너무 급히 먹지 않도록 한다.
음인의 병은 진전이 느리다. 병이 진행되는 것도 느리고 낫는 것도
느려서, 병이 갑자기 악화되지 않는 대신, 이미 병세가 나타나면 그리
쉽게 낫지도 않는다. 반대로 양인은 병이 오는 것도 빠르고 가는 것도
빠르다. 급성화되기 쉬운 대신, 낫기 시작하면 빠르게 호전된다. 소양인의
병증은 화와 열로 인한 것이어서 진전이 빠르므로, 초기 병이라도 가볍게
생각하지 않도록 한다. 특히 두통이나 변비가 동반되면 유의해야 한다.
소양인의 병 상태를 파악하는 데는 대변의 상태를 파악하는 것이 우선
중요하다. 대변에 처음 나오는 부분은 건조하고 뒤는 다소 무르며 잘
빠져나오면 건강한 것이다. 묽은 쾌변을 한두 차례 많은 양 보고 그 뒤에
묽은 변을 누지 않으면, 병이 있다가 회복되는 것이다. 하루 한두 차례
묽은 변을 보는 정도는 병세가 악화되지 않는 것으로 판단하며, 하루 이상
변을 보지 못하거나 하루에 3--5차례 조금씩 설사를 하는 것은 장차
대변이 불통될 징조이니 좋지 않다.
소양인이 간간이 코피가 나고 침이나 가래에 피가 섞이면, 아무리 적은
양이라도 이를 토혈로 간주해야 한다. 또 입안에 차가운 침이 거슬러
올라오면 구토가 아니더라도 구토로 간주 한다. 이 두가지(구토와 토혈)는
중병에 속하는 것이니 반드시 서둘러 치료해야 한다. 또 부종(붓는 것)도
진전이 빠르므로 급하게 치료해야 한다.
소양인의 병 치료에서 손바닥, 발바닥에 땀이 나면 병이 풀릴 징조로
본다. 그러나 비록 전신에 땀이 나더라도 손바닥, 발바닥에 땀이 나지
않으면 병이 낫지 않을 것이라고 하였다.
소양인의 병리나 약리에 대해서는 비교적 많이 알려져 있는 편이므로,
체질약을 사용하기 용이하다.

(3) 태음인
태음인은 땀구멍이 잘 통하여 땀이 잘 나면 건강하다. 땀이 많이 나는
것은 보통 몸이 허한 증상으로 생각하고 걱정하기 마련인데, 오히려
건강한 증거이니 안심해도 좋다. 몸이 찌뿌등할 때 운동하고 목욕해서
땀을 내면 몸이 상쾌해진다.
꺼꾸로 땀이 나지 않으면 병이 아닌가 의심해 보아야 한다. 피부가
야무지고 단단하여 땀이 안 나오면 병이 진행 중인 것으로 판단한다.
태음인은 호흡기와 순환기 기능이 약해서 심장병, 고혈압, 중풍,
기관지염, 천식 등에 걸리기 쉽다. 또 습진, 두두러기와 같은
피부질환이나 대장염, 치질, 노이로제 등도 유의해야 할 질병으로 꼽는다.
소양인은 먹은 만큼 곧 소화해 버리는 성격이나 태음인은 식사를 많이
하는 것에 비해 활동이 적어서 비만하거나 변비가 생기기 쉽다. 항상
움직이고 땀을 내어 비만해지지 않게 하고 변비를 막는 식습관을 길러야
한다. 태음인은 간에 울혈이 생기기 쉽고 이 울혈이 소장에 영향을 주어
대변이 말라붙는 것으로 보고 있다.
변비는 태음인에게 흔히 오나 그다지 대수롭지는 않은 증상이다. 그러나
설사병이 생겨 소장의 중초가 꽉 막혀서 마치 안개가 낀 것 같이 답답하게
느껴지면 중병이다.
얼굴빛으로도 병의 경중을 판단할 수 있는데 태음인의 얼굴 빛이 푸르고
희면 조열이 많지 않은 것이고, 얼굴 빛이 누르거나 검붉으면 간에 조열이
있고 폐가 건조한 것이니 조를 치료해야 한다.
태음인의 병은 발산과 통변이 치료의 요령이다. 간의 조열이 병의
원인이기 때문에 땀을 흘리게 하고 변을 내보내서 조를 풀면 병이 낫는다.
땀을 흘리게 하는 것이 치료의 한 목표가 되는데, 이마, 눈섭, 뺨의
어디에서 나오든지 땀방울이 굵고 다소 오래 있다가 들어가야 정기가
강하고 사기가 약한 땀이어서 상쾌한 땀이지만, 만일 땀방울이 적고 금방
들어가면 정기가 약하고 사기가 강한 땀 이어서 좋지 않다.
태음인의 병리와 약리에 대해서는 태양인의 경우만큼은 아니라도 비교적
적게 알려져 있는 편이다. 태양인은 사상인 중 가장 숫자가 많은 만큼
앞으로 약리에 대해 많은 연구가 요청된다.

(4) 소음인
소음인은 음식 소화만 잘되면 건강하다. 소화가 안되고 명치끝이 아프고
더부룩해서 항상 얼굴표정이 어두운 사람은 소음인이 많다. 먹는 양도
적고 빙과류같이 찬 것이나 생맥주 같은 것을 먹으면 설사하기 쉽다.
장에서 잘못되어 설사를 하는 것이 아니라 위가 견디지 못해 설사를 하는
것이다. 위장계통의 질병이 소음인의 대표적인 질병이다.
소음인은 비대하지 않고 몸이 차므로 땀을 많이 흘려서는 안되는
체질인데, 만약 땀이 많이 나오면 병이 생긴 증거이다. 무리한 운동으로
땀을 많이 내면 기력이 달리고 몸이 더욱 차가워져서 병이 생기기 쉽다.
소음인은 비위가 허약한데 이로부터 비롯되는 병이 많다. 다른병이
있더라도 비위가 별탈이 없으면 크게 염려할 바가 없으니, 소음인의 병은
어떤 병을 불문하고 땀이 많지 않고 물을 잘 마실 수 있으면 큰 병이
아니다. 소음인 병에 길한 증상이 두 가지 있는데, 하나는 인중에 땀이
나는 것이요, 다른 하나는 물 마시는 것이 어렵지 않은 것이라고 하였다.
물을 잘 마실 수 있으면 비장에 양기가 충분히 있어서 병이 어렵지 않게
나을 수 있다고 본다.
소음인 병에 위급한 증상이 두 가지 있는데, 하나는 열이 나면서 땀을
많이 흘리는 것이요, 다른 하나는 맑은 물같은 설사를 하는 것이다.
소음인이 설사를 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설사를 한 달에 두세 번
하더라도 가볍게 보아서는 안된다. 하루에 네댓 번 설사를 하거나 혹은
사흘 내리 설사를 하거나 하면 매우 중한 증세이다. 설사가 아니라 굳은
변이라도 하루에 서너 차례 변을 본다면 가벼운 증세가 아니다.
소음인에게 인후의 병이 있는 경우가 있는데, 인후의 병은 비록 중하다
하여도 완만하고 치료할 수 있으니 그리 염려할 만한 것은 못된다. 그러나
계속 방치할 수는 없으니 적절한 치료는 요한다.
소음인의 생리, 병리에 대해서는 가장 많이 알려져 있고 좋은 처방들이
많이 제시되고 있으므로 치료하기 용이하다.
@ff
4. 체질에 맞는 약재와 보약

사상의학에서 질병을 치료하는 방법은 일반 한의학에서 쓰는 방법과는
상당히 차이가 있다. 원래 한의학은 신농 씨의 (본초), 황제의 (내경),
장중경의 (상한론), 주굉의 (활인서)등을 거쳐 발전해왔고,
우리나라에서는 허준의 (동의보감)으로 동의학의 집대성이 이루어졌다.
그런데 이제마가 사상의학에서 제시한 병증이론과 치료법은 부분적으로는
이들 증치의학과 일치하는 점이 있어서, 체질병증이라는 관점에서 이것을
계승하고 단점을 보완하고자 한 것이다. 그러나 병증을 보는 관점이나 그
치료방법이 증치의학의 허실보사라는 원칙과는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다.
특히 체질별로 쓰는 약재가 정해져 있어서, 맞지 않는것은 처방에 포함할
수 없다.
이제마는 약재의 성질에 따라 각 체질에 맞는 것과 해로운 것을 구분하고,
또 송, 원, 명 대에 의사들이 저술한 저서에서 각 체질에 맞는 처방을
골라서 분류한 뒤 적합한 것이 없는 것은 스스로 적지 않은 처방을
창안하여 남겨 두었다.
그러나 이제마가 말하기를 소음인에 대해서는 병증이나 약리가 거의
밝혀져 있으나 소양인, 태음인, 태양인 순서로 그 밝혀진 바가 적고, 특히
태양인에 대해서는 병증과 약리가 밝혀진 바가 거의 없다고 하고 있다.
체질에 따라 적합한 약물이 있고 해로운 약물이 있기 때문에 인삼, 녹용이
좋다는 말만 듣고 아무에게나 쓰다가는 아무런 소용도 없거나, 심한
경우에는 병을 크게 악화 시키기도 한다. 보약을 잘못 써서 심한 부작용을
일으킨 경우는 주위에서 드물지 않게 볼 수 있다. 흔히 누구에게나
좋은것으로 생각하기 쉬운 인삼이나 녹용과 같은 보약도 체질에 맞추어
사용하지 않으면 오히려 역효과를 낳고 만다.
태양인의 질병을 치료할때는 태양인은 양이 많고 음이 적으므로 음을
없애지 말고 양을 사하여 음을 보하는 것을 위주로 한다. 태양인은 서있는
자세가 외롭고 다리가 허약한데, 여기서 오는 병에는 오가피, 소나무 마디
등을 쓴다. 태양인의 대표적인 병은 열격, 해역, 반위 등인데, 이와
관련해서는 모과, 포도뿌리, 다래, 합조개, 붕어, 순채나물 등을 쓴다.
태양인은 폐대간소한데, 간의 약으로는 채소, 과일, 조개류를 써서
보한다.
태양인에게 좋은 보약재로는 오가피, 모과, 다래, 솔잎, 붕어 등이 있다.
소양인의 병은 양이 많고 음이 적으므로 음을 실하게 하고 양을 사하고
음을 보하는것을 위주로 치료한다. 소양인은 비가 크고 신이 작은데, 신의
기운을 왕성하게 하는것과 관련된 약재는 숙지황, 산수유, 복령, 지모,
택사, 목단피, 황백, 과루인, 강활, 방풍, 황련, 저령, 생지황, 석고 등이
있다. 맞지 않는 약물이나 음식, 즉 닭고기 (열독으로 발진이 생길 수
있음), 부자, 인삼 (열이 나고 독이 오를 수 있음), 조각 (구역이 날 수
있음), 침향 (구갈을 일으킬 수 있음)등은 처방에서 제외시킨다.
태음인은 본래 피가 탁하고 기가 삽하기 (깔깔하기)때문에 항상 소변과
대변을 잘통하게 하여 치료한다. 태음인은 간대 폐소인데, 폐의 기운을
보하는 것과 관련된 약재로는 맥문동, 오미자, 산약, 질경 (도라지),
우황, 황금, 상백피, 행인, 마황, 의이인, 황율, 웅담, 원지 등이 있다.
감수 (가슴이 조이고 답답하고 아플수 있음), 계지 (발진이 생길 수
있음), 영사 (구갈이 날 수 있음), 석고 (손발이 궐랭하게 될 수 있음),
시호 (땀이 나고 멎지 않을 수 있음), 황백(소변이 막혀 나가지 않을 수
있음)등은 태음인의 약재가 아니므로 쓰지 않는다.
태음인에게 좋은 보약재로는 녹용, 웅담, 오미자, 맥문동, 갈근 등이
있다.
소음인의 병은 혈이 빠지고 기가 패하기 쉬우므로 덥게 보하는 것을
위주로 치료하는 것이 요령이다. 소음인은 신대비소인데, 비의 기운을
돋우는 것과 관련된 약재로는 인삼, 백출, 감초, 당귀, 천궁, 관계, 진피
(귤껍질), 백작약, 도인, 행화, 포부자, 목향, 정향, 향부자 등이 있다.
갈근 (딸국질을 나게 할 수 있음), 감수 (구갈이 나고 설사가 날 수
있음), 모밀(부기가 날 수 있음), 대황 (설사가 날 수 있음), 영사 (기가
거슬러 올라 손발이 싸늘하게 될 수 있음), 마황 (구갈과 땀이 많고
오한이 날 수 있음), 석고(가래가 성하고 설사가 날 수 있음), 수은 (배가
아플 수 있음), 사군자 (딸국질이 날 수 있음), 쇠고기 (설사가 날 수
있음), 시호 (땀이 많이 날 수 있음), 돼지고기(위장적체나 졸도의 위험이
있음), 황백 (구역이 날 수 있음), 황련(머리가 아플 수 있음)등은
소음인에게는 쓰지 않는다.
소음인에게 좋은 보약재로는 인삼, 부자, 황기, 계피, 당귀 등이 있다.
우리에게는 보통 `병=약` 하는 식으로, 병은 약을 쓰지 않으면 치료가
안된다는 고정관념이 너무 강하게 뿌리박혀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치심치병하고 생활섭생에 유의 해서 병을 치료하라고 아무리 얘기해도
귀에 잘들어오지 않는다. 몇 첩의 약으로 병이 낫는 것만을 기대하는
것이다.
사상의학에서 보면 이런 사고방식은 그릇된 것이다. 생활태도가 잘못되고
자기 감정을 다스리지 못하면, 당장 하나의 병은 어찌어찌 나았을지라도
곧 다른 병이 걸릴수 있으며, 더구나 장수하는 것은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니 결코 완전한 치료가 되지 못한다.
원래 사상의학에서는 증과 병을 구별하여 병이 아닌 증에는 약물을 쓰지
않고 또 약한 병에 중한 약을 쓰지 않는 것을 중요한 원칙으로 삼고 있다.
일상적인 양생법으로 건강을 얻는 것이라 생각하고 약물을 섣불리 쓰지
않는 것이 좋다.
@ff
5. 감정을 다스려 건강을 얻는다.

옛날 의사들은 사람의 마음에서 생기는 사랑, 미움, 욕구, 기쁨, 노여움,
슬픔, 즐거움이 치우쳐서 병이 된다는 것을 모르고 단지 마시는 것과 먹는
것으로 인해 비위가 상하거나 또는 외부의 나쁜 기운, 즉 풍, 한, 서,
습등에 접촉해 사기가 침범해서 병이 된다고만 생각했다.
사상의학에서는, 외적 요인이 병의 원인이 되는 것은 사실이나, 똑같이
먹고 똑같은 기후에 살고 있어도 어떤 사람은 병이 있고 어떤 사람은 병이
없는 것을 보아도, 단지 외적인 요인만으로 병의 원인을 파악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생각한다. 먹는 것을 예로 들면, 본래 위장이 냉하고 약한
체질의 사람이 찬 음식을 먹으면 소화불량을 일으키지만, 비위가 튼튼한
사람은 아무런 이상이 없는 것이 그 증거이다.
그런데 사상의학에서는 비위가 약하다. 순환기나 호흡기가 약하다 하는
것이 단순히 육체장부만의 문제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폐비간신의
사초의 장부와 애노희락의 감정이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장부의
대소가 애노희락의 감정이 적당한가 과다한가에 의해 좌우되고, 거꾸로
애노희락의 감정의 과다가 장부를 상하게 한다고 보는 것이다.
그러므로 장부의 병을 다스리려면 단지 장부의 기운을 다스리면 족한 것이
아니고, 감정을 다스려야 한다. 사상의학에서는 마음을 다스려 병을
다스리라고 하였으니, 우선은 자신의 성정을 다스리는 것이 병을 예방하는
길이요 치료하는 길이다.

태양인은 노여움과 슬픔을 경계해야 한다. 태양인은 성을 낼 때 노여운
감정이 서서히 증폭되는 것이 아니라, 갑자기 분노를 터뜨리고 또 곧
가라앉히고 한다. 성을 내는 것이 분노를 터뜨린다는 표현이 꼭 맞게
광포한데, 그러고선 또 금방 진정된다.
이렇게 분노를 급히 터뜨렸다가 또 급히 거두면 간이 상하게 되므로
노여움을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노여움이 치솟을 때는 잊지 말고
심호흡을 한번 해보도록 해라. 그런 습관을 길러두면 노여움의 열기가
순식간에 뒷머리까지 치솟는 것을 막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별것 아닌
것 가지고 화내려 했다는 것을 금방 깨닫는 성격이기 때문에 곧 진정될 수
있다
태양인은 슬픈 일을 당해도 그 때문에 너무 마음을 써서는 안된다. 오히려
화나는 일을 당했을 때처럼 곧 슬퍼하고 곧 잊어버릴 수 있어야 한다.
태양인은 슬픔을 준 사람이나 사건의 기억을 머릿속에서 지워버리지
못하고 너무 깊이 간직해서 그 때문에 내장을 상하게 된다. 너무 깊이
슬픔을 간직하면 그 때문에 화나는 일을 당했을 때 분노의 감정이 더욱
거칠게 된다.
이처럼 태양인은 급격한 노여움과 깊은 슬픔을 억누르면 내장이 튼튼해져
건강해지지만, 그렇지 못하면 급격한 슬픔과 깊은 슬픔이 서로 상승작용을
일으켜서 병이 생기게 된다.
소양인은 이와 반대로 감정적으로 터뜨리는 것은 슬픔이요 깊이 간직하는
것은 노여움이다. 소양인이 슬픈 일을 당하면 극히 감정적으로 반응한다.
슬픔이 북받친다는 표현이 어울리는 사람이다. 그러나 슬픔이 오는 것이
급한 만큼 슬픔을 그치고 진정하는 것도 빠르다. 이렇듯 급격히 슬픈
감정에 휩싸이고 또 금방 진정하게 되면 신을 상하게 된다.
소양인은 화나는 일이 있어도 그 때문에 너무 마음을 써서는 안된다.
오히려 자신이 슬퍼하는 방식처럼 얼른 슬퍼하고 얼른 잊어버리는 것이
좋다. 소양인은 화를 내게 한 사람이나 사건을 잊어버리지 못하고
가슴깊이 노여워하는 유형이다. 오히려 슬픔은 밖으로 터뜨리고 노여움을
안으로 삼키는 편이 좋을 것이다. 너무 깊이 노여움을 간직하면 그로 인해
내장을 상할 뿐만 아니라, 슬픈 일을 당할 때 슬픔의 감정이 더욱 커지게
된다.
태음인은 너무 쉽게 즐거움에 빠지고 또 금방 즐거움이 사라진다. 이처럼
즐거움이 격동하기 쉬워서 자주 즐거워 깔깔거리다가 금방 새침해져서는
폐가 상하기 쉽다. 즐거운 일이 생겨도 좀 체격답게 무덤덤하게 자중하는
습관을 길러야 할 것이다.
태음인은 즐거움은 쉽게 표출하고 쉽게 거두는 반면 기쁜 감정은 가슴
깊숙히 간직하는데, 오히려 기쁜 감정은 얼른 희열을 느끼고 그만 냉정할
일이다. 기뻐 들뜬 마음을 너무 깊이 간직하면 내장을 상할 뿐만 아니라,
그로 인해 더욱 쉽게 즐거워하게 되는 것이다.
소음인은 쉽게 쏟는 감정이 기쁨이고 깊이 간직하는 것은 즐거움이다.
기쁨은 물밀듯이 밀려온다는 표현같이 쏟아졌다가 이내 그치고 만다.
그처럼 쉽게 기뻐 흥분하는 일이 자주 있게 되면, 비를 상하게 될 것이다.
기쁜 일이 있다고 앞뒤 안 가리고 들뜨지 말고, 평소 침착한 성격대로
정말 기뻐할 만한 일인지 따져보는 습관을 길러야 할 것이다.
소음인은 즐거운 일을 당하면 그 즐거움을 금방 표출하는 것이 아니고
가슴 깊숙이 간직하는데, 오히려 기쁠 때처럼 감정을 숨기지 말고
반응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너무 깊이 즐거움을 간직하면 내장을 상할
뿐만 아니라, 그로 인해 기쁜 일을 당할 때 기쁨이 더욱 쉽사리 격동하게
될 것이다.

이렇듯 태양인과 소양인은 항상 분노와 슬픔의 감정을 경계해야 한다.
그렇다고 억지로 꾸며서 즐겁고 기쁜 척 가장해서도 안된다. 그렇게
거짓으로 즐겁고 기쁜 척하면, 그 마음이 진정에서 나오는 것이 아닐
뿐더러 오히려 분노와 슬픔이 더욱 심해질 것이다.
태음인과 소음인은 항상 즐거움과 기쁨을 경계해야 하지만, 그렇다고
억지로 슬퍼하거나 성내는 일이 잦으면 그 마음이 진정에서 나오는 것이
아닐 뿐만 아니라 오히려 즐거움과 기쁨이 더욱 심해질 것이다.
사서의 하나인 중용에서는, `희로애락이 아직 드러나지 않은 것을 중이라
하고, 드러나되 절도에 맞는 것을 화라 한다`고 했다. 나면서부터 자기
마음을 다스릴 줄 아는 것이 아니라, 항상 희로애락의 마음을 경계하고
반성함으로써 얻게 되는 것이다. 마음이 다스려지면 신체의 부조화는
저절로 조절된다.
@ff
6. 기질상의 단점을 극복하여 장수를 누린다.

어떤 사람은 매사에 지나치게 소극적인 사람이 있는가 하면, 또 너무
적극적이어서 문제인 사람도 있다. 무슨 일이든 서둘러 급히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느릿느릿 굼뜨는 한없는 사람도 있다.
이와 같이 벗을 사귀고 일을 처리하고 살림을 살아가고 사람을 모으고
하는 여러가지 일을 하는 데에도, 사람마다 각기 일을 대하고 처리하는
방식이 다르다. 그런데 이와 같은 차이는 일종의 개성이기 때문에, 장점과
단점을 함께 가지고 있는 이중적인 측면이 있다.
적극적인 사람은 그 적극성이 일을 하는 데 있어서 장점이 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단점으로 작용하는 경우도 있으며, 소극적인 사람이라고 그
소극성이 단점만 되는 것이 아니라 장점으로 작용하는 경우도 적지 않을
것이다. 문제가 되는 것은 어느 한 측면에만 극단적으로 치우치는 것이다.
일을 망칠뿐만 아니라 더불어 건강을 망치게 된다.
적극성의 측면에서 극단적인 체질은 태양인과 소음인이다. 태양인은
적극성이 지나치고 소음인은 소극성이 지나치다.
태양인은 어떤 일이고 승리할 생각만 떠오르고 실패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적어서 어려움을 과소평가한다. 따라서 어려운 일을 착수하는 데
있어서 머뭇거리는 다른 사람들을 이끌고 나갈 수 있는 장점이 있고,
시급히 일을 추진해야 하는 경우 시기를 놓치는 바보짓은 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런 과단성이 일의 내용을 파악하고 난관에 대해 어떤 대비책이
있어서 생기는 적극성이 아니고, 자신이 실패할 리가 없다는 식의 일종의
만용과 비슷한 측면이 있는 것이어서, 만약 예기치 못했던 사태에
봉착하면 어떤 대응도 못하고 만다. 충분히 일을 파악하지도 못했거니와
변화에 따른 유연성도 결여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태양인이 일에서 성공할 수 있는 조건은 두 가지이다. 하나는
일을 서둘러도 좋으나, 그 일이 자기 능력에 비교해서 아주 대수롭지 않은
정도의 것에 한하는 것이다. 또 하나는 일을 착수하기 전에 한걸음
물러서서 충분히 조사하고 대비책을 마련해 두는 것이다.
태양인이 보기에는 아주 안전한 일로 보이는 것조차 소음인은 조바심을
친다. 소음인은 충분히 승산이 있는 일만 하려하고, 안전성이 확실한
방법만을 채택하려고 한다. 승산의 가능성을 몇 번이고 저울질해 보고서야
비로소 착수한다. 더 나아가 착수한 뒤에도 계속 잘못하는 일이 없는지
끊임없이 전후좌우 살피고 걱정을 해가며 일을 추진한다.
이처럼 미리 많은 것을 따져보고 충분히 대비한 뒤에 일을 할 뿐 모험을
피하기 때문에 소음인은 실패할 가능성이 적으나, 그 성공은 작은 성공에
그치고 `크게 한 건` 하는 일은 거의 없다. 또 너무 이것저것 재보다가
시기를 놓치거나 손해를 입는 경우도 허다하다.
무슨 일에든 신중한 것은 좋으나 일에는 시기가 있는 것이고, 실패하는
것을 두려워하면 아무것도 얻지 못하니 신중함도 지나쳐서는 안될 것이다.
실패할지 모른다는 생각에 지나치게 얽매이면 일을 망칠 뿐만 아니라,
머리에 바윗덩어리를 올려놓은 것 같아서 건강을 망치고 말 것이다.
소양인과 태음인은 적극성이나 소극성의 측면에는 그다지 극단적인 성격은
아니나, 일을 하는 과정에서 보이는 끈기의 면에서는 서로 대조적인
성격이다. 소양인은 시작만 좋아하고 끈기가 없는 성격이 너무 지나치고,
태음인은 새로 무슨 일을 시작한다는 것을 아주 번거롭게 여기나 일단
하고 있는 일에는 지치지 않고 아주 끈기있게 달라붙어 마무리짓는다.
소양인은 마무리지을 확고한 의지가 없으면 일을 벌이지 않는 습관을
들여야 하고, 일단 시작한 일은 다소의 어려움이 있더라도 어떻게든
극복하고 중단하지 않는 끈기를 길러야 할 것이다. 일을 잘 벌이나
시작하자마자 싫증 반 어려움 반으로 그만두고 또 다른 일을 찾아 벌이고
하는 일이 자주 있게 되면, 어느 일이고 성공하는 일이 하나도 없게 될
뿐만 아니라 건강을 해치게 될 것이다.
태음인은 일을 새로 시작한다는 것에 너무 두려움이나 번거로움을 갖지
않도록 해야 한다. 현재 하고 있는 일은 잘 알고 있는 일이라고 쉽게
생각하고 또 끈기있게 하지만, 모르는 일은 무조건 어렵게만 느끼고
두려워한다면 무슨 발전이 있겠는가? 자신이 지금 하고 있는 일이나 남이
하고 있는 생소한 일이나 그게 그거라고 생각해야 한다. 처음 배울 때만
어렵고 귀찮을 뿐 곧 익숙해지는 것이다.
태양인이나 소음인은 일의 끈기라는 면에서는 그렇게 두드러진 성격이
아니다. 일을 시작하는 자체를 싫어하거나 두려워하는 것이 아니고, 또
일단 시작한 일에 어느 정도의 지구력은 있다.
거칠고 강한 남성적인 성격과 부드럽고 연약한 여성적인 성격에 대해서
보면, 역시 태양인과 소음인은 대조적이다. 태양인은 남성적인 성격이
지나쳐서 여성적인 성격이 없고, 소음인은 여성적인 성격이 지나쳐서
남성적인 성격이 없다. 매사에 음과 양을 겸해야 조화스러운 것인데, 어느
한쪽에 치우치면 일도 망치고 건강도 망친다.
태양인은 남자든 여자든 원래 남성스러운 것이 그답게 어울리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여성스러움도 보이는 것이 좋을 것이다. 소음인은 여자든 남자든
여성스러운 것이 그답게 어울리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남성스러움을
보이는 것이 좋을 것이다.
소양인과 태음인은 남성적인 성격과 여성적인 성격을 어느 정도 함께
갖추고 있어서 어느 한쪽으로만 두드러지지는 않는다. 그러나 소양인은
겉을 중시하고 태음인은 안을 중시하는 차이가 있다.
소양인은 자기 일보다 남의 일에 신바람을 내고, 실속있는 일보다 남이
알아주는 것을 기뻐하고, 집안일보다 동네 일을 좋아하는 성격이다. 이에
비해 태음인은 너무 실속을 중시해서, 자기 일만 제일로 알고 명분이나
허명을 얻는 일에는 관심이 없어 욕심이 많아 보인다.
태양인이나 소음인은 이 점에서는 그다지 두드러지지 않는다. 자기
실속에도 어느 정도 관심이 있고 남의 일이라고 소닭보듯 하지는 않는다.
이와 같이 사상인은 원래 기질적으로 성격상 치우침이 있기 때문에,
그것이 장점이 되기도 하고 또 그로 인해 일이 잘못되기도 한다. 더
나아가 그런 기질로 인해 마음에 취약점이 있어서 그 취약점을 잘
다스리면 건강을 유지하고 장수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하고 더욱 편중되면
건강을 해치고 오래 살지 못한다.
태양인은 앞으로 나아가려고만 하는 남성적인 성격이다 보니 항상
조심성이 있는데, 한걸음 물러서는 자세로 이 조급성만 안정시키면 오래
살 수 있다.
소양인은 끈기가 없어 일을 그만두길 잘하고, 실속이라곤 없다 보니
두려움이 떠나질 않는데, 밖으로만 눈을 돌리지 말고 안을 살피는 자세로
두려운 마음을 안정시키면 오래 살 수 있다.
태음인은 새로운 일을 두려워하고 바깥 일을 안하는 버릇을 하다 보니
겁이 많은데, 바깥을 살피는 자세로 겁심을 안정시키면 오래 살 수 있다.
소음인은 제자리에 있으려고만 하고 또 여성적인 성격이다 보니 항상
무언가 잘못되지 않나 하여 마음이 항시 불안한데, 한걸음 나서는 자세로
이 불안한 마음을 안정시키면 오래 살 수 있다.
@ff
7. 적합한 운동

공해가 심해지고 현대병이 많아져서인지 요즘은 전례없이 건강에 관심이
높다. 건강식품 산업이 호황을 누리다 못해 사회 문제화되기까지 한다.
약수터마다 장사진을 치고 새벽이면 조깅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저마다 건강법에 대해 지론이 있어서 각기 실천하고 있은 것이다.
혹시 자기에게 맞는 운동방법을 고르기 위해 주변 사람들의 의견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그 조언이 참 여러가지다.
어떤 사람은 웨이트 트레이닝을 강조한다. 운동이란 모름지기 바벨이라도
들고 땀을 뻘뻘 내며 해야 운동다운 운동이 되는 것이며, 그래야 온몸의
노폐물이 다 빠져 나간다는 그럴듯한 이유까지 대기도 한다.
또 어떤 사람들은 수영이 최고라고 극찬한다. 전신운동이며 단시간 내에
운동량도 크고, 물의 부력을 받기 때문에 육상에서 하는 같은 양의 운동에
비해 몸에 무리가 훨씬 적다는 것이다.
또 어떤 사람은 조깅이 제일이라고 한다. 인간은 원시 수렵시대 때부터
생존을 위해 뛰어왔고 본래 뛰어다니도록 신체구조가 되어 있는데, 자동차
문화가 생기면서부터 신체의 모든 불균형이 초래되었다고 주장한다.
이 정도는 비교적 들어볼 만한 얘긴데, 거꾸로 운동 무용론자도 있다.
운동이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뚜렷한 증거는 없고 경험상 아침운동을
해보아도 식욕이 오히려 떨어지고 하루종일 피곤하기만 할 뿐이더라는
것이다. 정 불안하면 국민보건체조나 하는 것이 어떠냐는 충고를
덧붙인다.
이렇게 여러가지 주장들을 듣고 있으면, 머릿속이 혼란스러워 도무지
판단이 안 선다. 그러면 도대체 누구의 주장이 옳은 것일까? 결론부터
말한다면 모두 옳은 얘기라는 것이다.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건강법은
없으며 자신의 신체적 특성에 알맞은 운동법을 골라야 할 것이다.
태음인이라면 운동량이 많은 것을 택하라고 권하고 싶다. 태음인은
왕성하게 먹어대는 만큼 왕성한 신체활동으로 먹은 것을 내보내는 것이
필요하다. 자기 일만 실속있게 챙기는 것이 아니라 제 몸도 실속있게
챙기는 성격이라, 음식 욕심도 많아서 몸이 너무 비만해질 위험이 있다.
충분한 운동으로 땀을 많이 내면 비만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태음인은
평소에 땀이 많으면 건강하다는 증거인데, 운동을 충분히 해서 땀을 많이
흘려 내놓으면 건강에 유익하다.
바벨 같은 것을 사용하여 힘이 많이 드는 운동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고, 조깅 같은 것을 하더라도 시간을 길게 하고 속도를 주어
운동량을 충분하게 하여야 한다.
이와 반대로 소음인은 너무 격렬한 운동법은 선택하지 않는 것이 좋다.
어느 운동이든 기진맥진할 정도로 해서는 건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운동이 오히려 식욕을 떨어뜨리고 피곤하게 할 뿐이더라는 앞에서 말한
운동무용론자는 아마 소음인으로서, 자신의 신체조건에 비해 운동량이
많았던 것으로 생각된다.
소음인은 원래 기력이 부족해서 항상 과로하여 탈진하는 것은 금기시해야
한다. 자신의 건강상태를 고려하여 체력소모가 많지 않는 운동법을
택하도록 한다. 웨이트 트레이닝 같은 것을 해서 강철 같은 몸을 만들고
근력을 강하게 하겠다는 생각보다는, 신체 각 부위를 골고루 활동시켜
주고 적당한 근력을 유지하여 자세를 유연하게 만들겠다는 생각이 좋다.
체조나 조깅 같은 부담없는 운동을 하여도 좋고, 동작이 빠르고
체력소모가 많은 운동, 예컨대 테니스 같은 운동을 시간을 짧게 하여
꾸준히 하는 것도 좋다. 운동이 아니라도 체력소모가 심한 운동법, 예컨대
한증 같은 것도 어울리지 않는다.
태양인이나 소양인은 그 중간쯤으로 생각하면 된다. 소음인처럼 체력이
약하지는 않으나 태음인처럼 구태여 매번 땀을 줄줄 흘릴 때까지 운동을
할 필요는 없다.
지금까지는 스태미너의 측면에서 본 것이고, 그밖에 성격이나 기질에 따라
생각해볼 점들이 있다.
태음인은 승부욕이 강하지 않아서, 경기 자체는 재미있어 할지는 모르나
승부에는 큰 집착이 없다. 남을 이긴다는 것이 그다지 큰 기쁨을 주지
못하는 성격이다. 또 민첩함은 좀 떨어지지만 힘과 체력은 강한 편이다.
이에 비해 소양인은 지구력과 인내심은 좀 부족한 편이나 굳센 성품이고
행동이 재빠른 것이 장점이다. 승부욕도 있다.
그렇다면 태음인은 씨름이나 역도 같은 운동에 알맞은 체질이라고 생각될
것이고, 소양인은 권투나 탁구, 육상 같은 것이 적합한 운동이라
생각할는지 모른다. 그러나 사상의학은 운동선수로서의 적성이라는
문제에는 그다지 큰 관심이 없다. 아마 운동선수에게 요구되는 것은 아주
복합적인 능력이어서, 체질만을 가지고 적합, 부적합을 따지는 것은
무리일 것이다. 사상의학은 어떻게 하면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건강해질
수 있는가에 흥미가 있을 뿐이다.
사상의학에서 보면 장점이란 어느쪽으로의 치우침이기 때문에, 달리 보면
그것이 또 단점을 결과한다. 자신의 장점이 있다는 쪽으로만 운동을 하면,
오히려 단점을 더욱 강하게 하여 나쁜 결과가 될 것이다.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길러주고 보완해줄 수 있는 운동을 겸하는 것이 바르다.
태음인은 씨름이나 역도를 하여 땀을 많이 내는 것을 중심으로 삼아야
하지만, 때로는 순발력과 민첩함을 요하는 운동을 하여 약점을 보완해야
하고, 소양인은 용맹스럽고 날랜 성품을 살리는 운동을 중심으로 삼아야
하지만, 때로는 지구력과 근력을 길러주는 운동을 하여야 한다.
구기종목 같은 단체경기를 할 때, 태양인은 물러설 줄 모르는 성격이어서
적극적인 운동에 맞고 또 공격수의 위치에 서는 경우가 많고, 소음인은
격렬한 경기는 싫어하고 또 수비수의 위치에 서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자신의 신체적 약점과 성격상의 단점을 보완하고 싶다면, 오히려 태양인은
수비수의 편에도 서보아야 할 것이며, 소음인은 오히려 공격에 적극
가담해 보아야 할 것이다.
그밖에 태양인과 소양인은 상체는 발달해 있는 편이나 하체가 약하므로
하체를 단련할 수 있는 운동을 해야 하고, 태음인과 소음인은 하체는
발달해 있으나 상대적으로 상체가 허약하므로 상체를 단련할 수 있는
운동을 해야 한다.
@ff
8. 재능, 적성, 직업선택

남자라면 자고로 말술이라도 불사하고 쌀가마를 번쩍 들 줄 알아야 한다는
식의 사고방식은 요즘은 별로 통하지 않는 것 같다. 숫컷은 용맹을
상징하고 암컷은 아름다움과 섬세함을 상징하는 것도 옛말이 된 것 같다.
농사짓고 고기잡고 망치 두들기는 것이 생업의 전부였던 시절에는 힘깨나
쓰는 것이 남자다움의 상징이 되는 것이 자연스러웠을 것이지만, 요즘처럼
사무실에 앉아 컴퓨터나 만지는 시대에는 힘이고 주먹이고 하는 것이 별로
가치있는 것으로 평가되지 못한다. 남자라고 해서 옛날처럼 꼴베고
농사짓고 하는 일에 어릴 적부터 단련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생리적인
차이는 있겠지만 남자라고 누구나 근력이 세고 튼튼한 것도 아니다.
그런 결과 남녀의 차이에 대한 인식도 변화하였다. 남녀간에 할 수 있는
직업의 구별도 거의 없어졌다. 예전엔 서로 금지구역이었던 상대편 성의
직업 분야에 서로 진출하고 있다. 그러나 여자가 사업가라고 해서
호기심어린 눈초리를 보낼 것도 없고, 남자가 살림꾼이라고 해서 동정의
눈초리로 바라볼 필요도 없다.
성격은 남녀 차도 있지만 이보다는 체질 차가 중요한 것이기 때문에,
여성스런 남성이 있는가 하면 남성스런 여성도 있다. 부인의 내조를
충실히 해야 제격인 사람이 사업을 한다고 나서면 될 리가 없다. 종내에는
사업은 내 체질에 안맞아 운운하면서 포기하고 만다. 밖으로 뛰쳐나가
무언가를 추진하지 못해 안달인 여자를 집안에만 가두어놓으면,
여류사업가로 나서지 못한 한을 실내 도박장이라도 개설해서 풀려고 들기
때문에 결국 가정의 파탄을 가져올지 모른다.
옛날에는 직업이라고 해보아야 양민은 사농공상 네 유형에 불과하였으나,
현대의 직업은 너무도 많아서 벌어먹는 방법도 참 가지가지라는 말이 절로
나올 지경이다. 이같이 직업이 다양하다 보니 적성이라는 문제에 많은
관심이 쏠리게 된다.
아마도 현재의 자기 직업에 만족을 느끼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을
것이다. 직업은 단지 생계를 위한 자료를 마련하기 위한 수단의 의미에
그쳐서는 안되며, 자아의 실현에서 오는 보람과 즐거움을 함께 느낄 수
있는 것이지 않으면 안된다. 자신의 재능을 전혀 살릴 수 없고 자신의
성격과 맞지 않는 직업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일하는 것 자체가 큰
고통이다. 먹고 살 다른 방법만 있다면 언제든지 그 직업을 내팽개칠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어떤 직업이 나에게 맞는 직업일까? 자신의 성격과 취향에
맞는 직업을 가지면 일을 좋아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재능이
발휘될 수 있는 직업이라면 성취하는 기쁨을 맛볼 수 있어, 그럴 때마다
일에 기쁨을 느끼게 될 것이다.
직업과 관련해서 태양인의 성격 가운데 장점이 있다면, 그것은 말이나
행동에 거침이 없다는 것이다. 이런 생소한 일도 자신있게 임하므로
머뭇거림이 없고 행동도 시원시원하며, 상대가 누구이든 어려워하지 않고
쉽게 말을 붙인다. 이런 성격상의 장점이 있어 낯선 사람과도 쉽게
친해지므로, 사업상의 거래선을 만들거나 영업을 하거나 할 때 유리하다.
한 직장내의 부서를 가지고 말한다면 영업부서에 적합하다. 해외파견을
하려면 선발대장으로 제격이다. 써클을 가지고 말한다면 섭외부서에
적합하다.
또 과단성이 있고 적극적인 성격이므로, 사업을 한다면 어려움이 있고
생소한 분야에서도 능히 성공할 자질이 있다. 사람을 쉽게 사귀는 점이나
일을 두려워하지 않는 등 성격상의 장점이 있으므로 새로운 사업을
개척하는 데 유리해서 타고난 사업가의 기질이 있다.
그러나 원래 치밀하지 못하고 독선적인 데가 있으며 특히 남을 배려할 줄
모르는 거친 성격이어서 사람들로 하여금 자기를 따르게 하고 자기 일에
동참시키는 데는 무능하다. 리더로서의 자질이 돋보이나 사실은 반쪽만
있는 셈이니, 성공하고 싶거든 스스로 남의 입장에 서서 남을 배려하는
자질을 기르거나 아니면 그런 자질이 있는 사람을 중용해서 함께 일하는
것이 좋다.
착한 사람과 악한 사람을 분간하는 재주는 있으나 유능한 사람과 무능한
사람을 분간하는 재주가 없어서 특별한 기준도 없이 자기 취향에 맞는
사람은 유능한 사람으로 착각하여 끌어들이고 좋은 대우를 해주면서 자기
취향과 다른 사람은 무능하게 취급하니, 다양한 능력을 가진 사람을
모으지 못한다. 사람을 사귀고 끌어들이는 재주가 겨우 놀고 벗하고
하는데나 도움이 될 뿐, 일을 소모하는 데는 별무소용이다. 더구나 일이
잘못되면 모두 남의 탓으로 돌리고 남부터 원망하니, 그나마 모은
사람들도 하나하나 떠나고 만다.
소양인은 옹졸하지 않고 굳센 기상이 있으며 포용력이 있어서 무슨 일을
맡겨도 신뢰가 가는 사람이다. 사욕을 탐하느라 공무를 그르치지 않고
명예를 소중히 한다. 이런 성격은 한 직장 내에서 말하자면 감사부서에
두면 감찰엄무를 엄하게 하고, 수금이나 지출을 맡기면 금전사고를 줄일
수 있다. 거기다가 부지런하고 충직해서 상사의 총애를 받는다.
실속보다 명예를 중시하고 자기 일보다 남의 일을 중시하는 성격이므로,
사업가로서의 자질은 뛰어나다고 보기 어렵다. 그러나 남들이 보기에
행동에 법도가 있어 보이고 신용이 있으므로, 교육사업이나 금전신용
사업과 같이 자질을 살필 수 있는 사업도 많이 있다.
그러나 끈기가 없어 어려움에 처하면 포기하기 쉬우므로 안정된 직장에서
틀에 박힌 업무나 충실히 하는 것이 안전한 길이고, 사업에 성공하고
싶거든 끈기를 기르거나 자기에게 계속 용기를 북돋아주는 사람을 곁에
두어야 할 것이다.
태음인은 어떤 일을 틀어쥐고 끈기있게 하는 데는 누구보다 뛰어나다.
그러나 행동이 좀 굼뜨고 남보기 답답하다. 이런 성격은 한 직장 내에서
말하자면 총무부서에 적합하다.총무부서의 일은 일정한 패턴이 있어
그다지 생소한 것이 없으므로 태음인이 번거로워하지 않는다. 또 일이
단조롭고 하루 종일 변화없이 오래 붙들고 있어야 하는 것이 보통이므로,
다른 체질의 사람은 곧 넌더리를 낼 일이지만 태음인이라면 오히려
속편하게 생각한다.
남보기에는 이제 별 가망이 없다고 보이는 일도 별 표정도 없이 포기하지
않는데다가, 일을 시작한 뒤에는 차근차근 익혀서 그일에 관한 한 모르는
것이 없는 스타일이므로 사업가로서는 큰 장점이 있다. 음인이므로
진취적이지 않아서 소위 벤처사업에는 어울리지 않지만, 남들이 다 하는
흔한 사업쪽에 오히려 재주가 있다. 음식점이고 양장점이고 식품가게고
한두 번 한두 해 실패해도 결국 성공할 수 있는 자질이 있다.
그러나 원래 부지런하고 재빠른 성격이 아니므로, 최근에 발달하는
정보통신 분야의 사업이라든지 신속한 대응이 요구되는 변화무쌍한
사업에는 손대지 않는 것이 좋다. 그런 분야에서 성공하고 싶거든 발빠른
직원들에게 일을 맡기고 자신은 뒷전에서 관리나 하면 제격이다.
자기 실속은 잘 차리나 남을 위하지 않는 성격이고 자기 일과 남의 일에
대한 구별이 너무 뚜렷하다. 그래서 욕심많게 보이지만, 대신 자기가 맡은
일에 대해서는 책임지는 장점이 있다.
소음인은 신중하고 침착한 것이 장점이다. 아무리 대책이 안 서도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는 행동하지 않는다. 무슨일을 시작할 때는 그 결과를
예상해 보고야 비로소 손을 댄다. 소음인은 세심하게 남을 배려할 줄 알기
때문에 다른 사람을 설득하는 재주가 있고, 그래서 자기 하는 일에 사람을
모으는 재주가 있다. 또 태양인과는 달리 사람의 유능하고 무능한 사람을
분간할 줄 알기 때문에, 사람을 모아도 필요한 사람을 모을 줄 안다.
이와 같은 장점이 있기 때문에 한 직장 내에서 말한다면, 기획부서나
인사부서에 적합한 사람이다. 어떤 새로운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데 있어서
필요한 것들을 마련하고 적임자를 배치하고 예상되는 난관에 대비책을
세우고 수지의 균형을 계산해서 맞추고 하는 일들에 유능하다. 다만 원래
소극적인 성격이므로 프로젝트 자체를 결정하는 데는 적임이 아니고,
프로젝트를 기안하거나 그에 부수되는 여러 복잡한 일들을 따지고
계획하는 등의 일이 제격이다.
소음인은 좀처럼 현재의 안정된 직장을 버리고 사업에 뛰어들 사람은
아니지만, 충분히 조사해서 사업을 시작하면 실패하는 일이 적다. 그러나
모험을 싫어하는 만큼 시기를 놓쳐 큰 이익을 보지는 못하는 경우가 많고,
큰 이익이 남는 일에 인연이 적다. 다만 유능한 사람을 잘 모으는 재주가
있으니, 그 점을 잘 활용하면 자신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다.
@ff
9. 배우자 고르기

지금도 혼인을 할 때면 궁합을 보는 일이 많다. 궁합이란 신랑될 총각과
신부될 처녀의 사주를 오행에 맞추어 오행관계를 따져보아 길한가
흉한가를 보는 것이다. 옛날에는 궁합이 좀 나쁘다 하여 결혼 전에
갈라서는 일이 많았어도 일단 혼인을 하면 가정이 무너지는 일은 별로
없었는데, 요즘은 궁합은 미신과 같은 것이라 하여 무시하면서도 결혼
후에 갈라서는 일이 다반사이니, 옛사람이 현명했던 것일까, 아니면 요즘
사람들이 너무 경솔한 것일까?
요즘 이혼을 하는 이유의 대부분이 부부간의 성격차 때문이라고 한다.
서로 좋아할 때는 성격이 잘 맞는다고 생각했을터인데 금방 또 맞지
않는다니, 사랑에 눈이 멀어서 상대방을 보지 못한 것인가, 아니면 애초에
성격 따위는 생각해 볼 필요도 없이 학벌과 재산만 본 것인가?
오행이니 사주팔자니 하는 것은 사상의학과는 인연이 없지만, 중요한
이혼사유가 성격차 때문이라니 사상의학적인 관점에서 서로 어울리는
성격에 대해 한번 생각해 보도록 하자.
먼저 부부가 같은 체질인 것이 좋은가 다른 체질인 것이 좋은가? 같은
체질이면 상대방을 잘 이해하고 상대방의 행동을 예측할 수 있기 때문에
장점이 있다. 그렇지만 배우자를 자신의 잃어버린 반쪽이라고도 하는
것처럼, 부부란 자기와 다른 면이 있어야 매력을 느끼고 서로 보완해주는
점이 있어야 발전이 있는데, 그렇지 못하니 그런 측면이 단점이라 할 수
있다.
부부가 둘 다 앞으로 전진하려고만 하지 물러설 줄을 모른다거나, 한 달이
멀다 하고 자꾸 새로운 일을 만들고 저지르고 한다면 문제이다. 전자는
태양인 부부이고 후자는 소양인 부부이다. 우선 서로 나아가려는 방향이
항상 같지 않을 것이니 의견충돌로 조용한 날이 없을 것이고, 자꾸
준비없이 서두르니 부실해서 번번히 낭패를 볼 것이다.
태양인의 숫자가 적으니 태양인끼리 부부가 되는 것은 희귀하다.
태양인끼리 부부라도 어느 한쪽이 다른 한쪽을 압도하면 그쪽의 의견으로
항상 정리될 수 있으니 별 문제가 없을 것이지만, 그렇지 못하고 항상
서로의 의견이 맞서 동서로 갈길이 다르면 집안이 평안할 날이 없을
것이다. 태양인 부부는 서로 상대방만 탓하지 말고 때로는 자신이
물러서고 양보할 줄 알아야 한다.
소양인 부부는 둘 다 신중하지 못하고 참을성이 없어서 매사 실수가 많고
부부싸움도 잦을 수 있다. 더구나 가정보다는 바깥일에 신경을 쓰기
때문에, 부부가 모두 가사를 소홀히 하게 되어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그러나 다투어도 오래 가지 않고 둘 다 부지런하므로 아기자기하고
재미있게 살 수 있는 측면도 있다. 소양인 부부가 원만한 생활을 하려면
어느 한쪽이라도 묵직한 맛을 길러야 좋을 것이다.
부부가 둘 다 움직이는 것을 싫어하거나 또는 나아가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겉보기에는 안정적이고 원만한 부부인 것처럼 보여서 성격이
잘 맞는 사람끼리 잘 만났다고 생각될런지 모르지만, 발전이 없어
종래에는 권태감에 사로잡히게 될지도 모른다. 전자는 태음인이고 후자는
소음인이다.
태음인끼리의 부부는 애인 같은 분위기보다는 친구나 동지 같은 분위기가
있다. 원래 묵직하고 참을성이 있으며 남을 간섭하지 않고 또 남이
간섭하는 것도 싫어하므로 별 충돌이 없다. 또 자기 일을 자기가 알아서
잘하므로 가계를 꾸려가고 가정을 안돈시키는 데는 좋다. 반면 서로
부딪치게 되면 고집이 있어서 크게 부딪칠 수 있고, 세심하지 못해서 좀
덤덤한 부부관계가 되기 쉽다. 태음인 부부가 원만한 부부생활을 하려면,
다른 사람들 하는 것처럼 결혼기념일도 자축하고 상대방의 생일도
기억해서 연극구경이라도 일부러 다녀오는 수고를 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소음인 부부는 비교적 큰 문제는 없다. 서로 상대방의 눈치를 알아채서
배려를 할 줄 알기 때문에, 애초에 애정이 있다면 그 뒤에 다시 크게
충돌하는 것은 흔치 않다. 다만 작은 일에도 감정이 상하여 오래 갈 수
있으므로, 소음인 부부는 어느쪽이든 사소한 일에는 덤덤하게 넘길 수
있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그밖에 같은 체질의 부부는 식생활을 조절하기가 쉬워서 건강에 이롭다.
부부가 좋아하는 식품이 상대방의 금기식품인 다른 체질끼리의 부부에
비해, 쉽게 식단을 준비할 수 있다.
이번에는 다른 체질끼리의 부부에 대해 생각해보자. 보통은 이와 같은
경우가 더 많을 것이다.
태음인과 소음인의 부부는 묵직한 남편에게 여린 아내가 기대는
형상이거나 자상한 남편과 투박한 아내의 형상이어서 좋은 부부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양편이 모두 음인이기 대문에 진취적이지 못하고, 소음인
쪽에서는 상대방이 무드없음을 탓하고 태음인 쪽에서는 상대방이 꼬치꼬치
구는 것이 귀찮다고 탓할 수 있다.
태음인과 소양인의 부부는 서로 상반되는 듯한 기질이 서로의 단점을
보완하는 측면에서 좋다. 태음인 쪽이 무뚝뚝하고 재치없고 자기만 아는
행동을 해도 소양인 쪽이 그렇게 괘념하지 않고 애교있고 아기자기한
가정을 이끈다. 소양인 쪽이 경솔하여 실수가 있을라치면 태음인 쪽이
막아주고, 한쪽은 바깥일을 중시하나 한쪽은 집안일을 중시하므로 안팎에
두루 결실이 있다.
그러나 상반되는 성격으로 인해 불화가 심해지면,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여
아주 잘못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애정이 있을 때는 매력인 것이
미워지면 결점으로만 보이는 법인데, 이런 점만 유념하면 원만하게
부부생활을 할 수 있다.
소음인과 소양인의 부부도 성격상의 차이가 있어 서로 보완하는 관계가
되면 바람직하다. 소음인 쪽은 소양인 쪽이 다소 실속없이 바깥으로만
돌아도 태음인과는 달리 어느 정도 이해할 줄을 알기 때문에 별 문제가
없고, 소음인 쪽이 지나치게 소심하게 굴어도 소양인 쪽에서 괘념하지
않으므로 큰 문제는 없다.
그러나 소양인 쪽이 매번 일만 벌이고 거두지 않으면, 태음인처럼 벌인
일을 마무리하는 데 별 흥미가 없는 소음인으로서는 짜증스럽기만 하다.
또 소음인이 돌다리도 불안하다고 자꾸 일 벌이기를 주저하고 물러서기만
하면, 일을 쉽게 시작하지 않는 태음인으로서는 별 문제가 없겠지만 일을
쉽게 착수하는 것이 습관인 소양인으로서는 답답해서 견디기 어려울
것이다.
소음인은 때로는 소양인의 판단을 믿어도 볼 일이고, 소양인은 반려자를
고생시키지 않을려면 뒷감당 못할 일을 벌이지 않아야 한다.
태양인이 다른 체질의 사람과 부부가 되면, 너무 독선적인 태도를 버리고
가끔은 반려자의 얘기에도 귀기울일 줄 아는 것이 부부생활의 요령이다.

@sp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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