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현재 위치

  1. 게시판
  2. 건강이야기

건강이야기

건강에 관한 뉴스, 기사, 자료들을 모아놨습니다. 많이 읽어보시고 건강해지세요 ^-^♥

  •  
게시판 상세
제목 치약에 포름알데히드까지도......
작성자 관리자 (ip:)
  • 작성일 2007-06-07 10:54:17
  • 추천 추천하기
  • 조회수 679
평점 0점
 행복한책읽기Review] 아직도 내가 `집`으로 보이니 … [중앙일보]
관련링크
시크릿 하우스 (원제 The Secret House)

데이비드 보더니스 지음, 김명남 옮김, 생각의 나무, 300쪽, 1만4000원


정말 덥다. 문자 그대로 찌는 듯한 더위가 며칠째 이어진다. 얼마 전 법정 스님은 하안거 해제법문에서 "누가 찜통 속에 들어가 봤느냐"며 더위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라 했지만 평범한 속인들이야 어디 그런가.

이럴 때 많이 찾는 식품 중 하나가 아이스크림이다. 입 안에서 살살 녹는 그 시원한 맛이라니. 그런데 잠깐, 아이스크림의 정체를 알고 나면 돈이 아까울 게다. 이 책의 지은이에 따르면 "세상에서 공기를 주성분으로 하는 유일한 식품"이기 때문이다.



아이스크림의 30%는 수돗물, 50%는 한 푼도 들지 않는 공기다. 설탕은 7.5%, 우유맛 나는 지방은 6%에 불과하다. 물론 거품이 일도록 공기를 불어넣은 싸구려 지방덩어리만으론 그 맛나고 시원한 제품이 나오지 않는다. 여기에 소나 돼지의 위, 젖통, 코, 직장 등을 모아 끓인 접착제를 찔러 넣어야 한다. 그래야 자그만 물방울들이 따로따로 골고루 얼어, 작은 얼음 결정들이 입 안에서 하나씩 톡톡 터져 물방울로 변하는 특유의 맛이 난단다. 물론 향료도 들어가는데 초콜릿 향은 가능한 한 피하는 것이 좋겠다. 강력한 향을 지녀 저질 원료의 맛을 가리기 위해 쓰인다니까.

그럼, 초크(분필 성분), 물, 이산화티타늄(페인트 성분), 글리세린콜(자동차 부동액 비슷), 콘두루스 크리프스(해초액), 파라핀유, 박하유, 세제(洗劑), 사카린, 포름알데히드(해부학 실험실서도 쓰이는 소독제)를 섞은 물질은 어떤가? 우리가 아침 저녁으로 쓰는 치약이다. 입 안이 개운해지기는커녕 찝찝하지 않은지? 세정에는 필요없지만 판매를 위해 세제가 들어간다든지 물만 묻혀 꼼꼼하게 칫솔질을 해도 치약을 쓰는 것만큼 효과적이라는 구절을 보면 더욱 그렇다.

번역판 제목으로는 책 내용이 얼른 들어오지 않지만 '평범한 하루에 깃든 특별한 과학'이란 원서의 부제를 알고 나면 짐작이 갈 터이다. 침대, 청바지, 살모넬라 균, 스타킹, 식탁, 향수, 진공청소기, 번개, 진드기 등 집안팎의 일상에서 부닥치는 자잘한 것들을 현미경으로 살피듯 '해부'했다. 상대성 원리를 재미있게 풀어낸 'E=mc²'으로 탁월한 '과학이야기꾼'이란 평을 얻은 지은이의 유머러스한 문체는 이 책에서도 빛을 발한다.

감자칩은 바삭거리는 소리를 잘 내기 위해 한 입에 넣기 힘들도록 크게 만든다든지, 스페인 군대가 잉카제국을 정복한 것은 성능이 뛰어난 무기말고도 바이러스를 탑재한 '콧물 화살'(재채기)을 수없이 쏟아낸 덕분이었다는 지적은 과학책답지 않게 웃음을 자아낸다.

저녁 식사를 마친 손님이 늦게까지 돌아가지 않을 때는, 있지도 않은 책장 꼭대기의 희귀본을 찾아보라며 손님을 의자에 올리고는 통계의 법칙에 맡기라는 권유도 그렇다. 가정 내 사망원인 1순위는 추락사로, 노르웨이선 94%에 달한다고 알려준다. 그 다음 가망성이 높은 방법은, 미국이라면 총을 청소해 달라거나 구경하라고 권하는 것인데 가정 내 총기사고로 매년 1200명이 숨진다는 근거에서다. 영국에서라면 후식으로 땅콩을 산더미처럼 내란다. 매년 350명이 집에서 음식을 먹다가 질식사한다나.

그렇다고 가볍지만은 않다. 넓이와 깊이도 있다. 커피 잔에서 20세기 위상기하학의 기초가 된 브로우웨르의 '부동점 원리'를 찾아낸다. 아무리 휘저어도 커피 표면엔 움직이지 않고 고정된 점이 한 군데 이상 존재한다는 원리라고 풀어준다. 전구의 빛으로 사물을 볼 수 있는 것은 광자(光子)의 덕분인데 관찰하기는 어렵단다. 결국 닭이 주둥이나 엉덩이 둘 중 한 곳으로 알을 낳는다는 식의 결론을 낼 수 있을 따름이라며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의 원리'를 꺼내기도 한다.

과학사를 뒤져내는 박학함도 만만치 않은 재미를 준다. 마가린은 소고기찌꺼기, 돼지비계, 청어기름에 비누 비슷한 성분의 유화제와 콜타르를 원료로 한 초강력 색소 등을 첨가한 것이다. 그런데 그 발명가에게 상금을 수여했던 프랑스 아카데미조차 8년 뒤 맛이 역겹다는 이유로 정부 운영 식당에선 식용을 금했다는 숨은 이야기가 그렇다.

생활의 지혜도 수두룩하다. 수세식 변기의 물을 내릴 때는 반드시 뚜껑을 덮으라고 권한 구절도 그 중 하나. 한 번 물을 내릴 때마다 50억~100억 개의 미세한 물방울이 피어나며 이중 6만~50만개는 병을 일으키는 세균을 포함하고 있단다. 공중을 떠다니다가 실내 곳곳에 내려앉은 유해한 미생물과 세균은 실어다준 물방울이 말라버리기까지 약 11일 정도 살아있다니 으스스한 느낌도 든다. 담배는 더하다. 보통사람은 담배 한 개피를 2초씩 평균 11번 빨아들이는데 나머지 약 300초 동안 암모니아, 페인트 제거제로 쓰이는 아세톤, 시안화수소 등 치명적인 독극물.발암물질로 이뤄진 '둥근 공'을 2000억개 가량 피워 올린단다. 담배 연기로 폼을 잡을 게 아니라 당장 끊을 일이다.

책은 이처럼 어느 대목을 펼치든 신기하거나 섬칫하거나 유용하다. 과학책으로는 드물게 베스트셀러에 올랐던 '거의 모든 것의 역사'(빌 브라이슨 지음, 까지글방)를 좋아했던 독자라면 특히 좋아하지 싶다.

김성희 기자
첨부파일
비밀번호 * 수정 및 삭제하려면 비밀번호를 입력하세요.
관리자게시 스팸신고 스팸해제
목록 삭제 수정 답변
댓글 수정

비밀번호 :

수정 취소

/ byte

  • 이전 제품

    다음 제품

  •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