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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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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봄나물의 으뜸 쑥 이야기
작성자 배양 (ip:)
  • 작성일 2009-05-06 15: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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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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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픔을 달래던 쓱!
이젠 웰빙으로 다가서다.

봄이다. 봄을 맞은 동네 여로방앗간을 찾았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데 쑥향이 방앗간에 진동을 한다. 쑥절편, 쑥인절미, 쑥가래떡, 쑥바람떡, 쑥재고물떡, 쑥버물, 쑥송편....등 쑥 떡형제들은 봄소식을 전한다. 자식새끼들 먹일 생각만 가득한 우리 ‘할매’들의 손길도 바빠진다.

텃밭에 돋아난 쑥을 하나하나 뜯어서 손자들 간식거리로 쑥절편을 하러 온 김정순 할머니(연향 2지구).“아직 쑥은 이르지만 크기가 작아도 요새 것이 보드랍고 향도 최고여. 절편 만들어 봐. 꿀떡은 저만가라지”가 말문을 열자 다른 ‘할매’들도 한마디씩 거든다.

“말도 마소. 소시적에 요맘 때는 학교 댕겨 오면 책 보따리 던져 놓고 제일 먼저 한 일이 바로 나물 캐기여. 손끝에 검은 자국이 지워질 새가 없었는디. 징그럽게 쑥을 캐 질릴 법도 허제. 근데 요새 이상하게 봄이 되면 궁둥이가 근질거려 밭둑으로 안 나간 가. 이것도 병은 병이여.”

“내가 밤에 허리 아프다고 하면 우리 딸은 머할라고 쑥 캐러 다니냐고 난리여. 다 즈그새끼 덜 달게 먹일라고 그런줄은 알것제....”

금세 방앗간은 ‘할매’ 세 분이 대바구니에 대칼을 들고 논두렁이나 밭두렁을 돌며 쑥을 캐던 추억 이야기로 쑥덕 쑥덕이다. 봄을 알리는 새싹과 나물 중에서 그 생명력이 가장 강하고 나물 감으로도 으뜸인 것은 쑥이다.

 

겨우내 푸석했던 얼굴 단비로 곱게 씻은 언덕배기에는 햇살이 포근하다. 햇살을 받아 피워오르는 아지랑이사이로 양지쪽엔 뽀얀 솜털을 단 쑥, 달래, 냉이, 꽃다지, 광대나물, 미나리..새싹들이 소리없이 서로 키재기에 법석이다.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는 땅에서 아무런 도움 없이 해마다 같은 자리에 돋아나는 새싹들처럼 경이로운 것이 또 있을까? 겨우내 꽁꽁 언 땅을 비집고 살포시 고개 내민 저 억센 생명력! 인고의 세월을 견딘 만큼 진한 향이 나는 봄나물. 누군들 마다하겠는가.

씁쓰름하면서도 향긋한 쑥, 산야의 나무 향을 다 품은 듯한 취, 땅 내음 나는 냉이. 달래 등은 입맛을 잃기 쉬운 봄철에 봄 향으로 입맛을 되살린다.

그중에서 아무렇게나 쑥쑥 잘 자란다고 해서 쑥. 쑥의 생명력은 놀랍도록 강하다. 원자폭탄을 맞고도 모든 식물 가운데 유일하게 살아 남았더라는 쑥!

쑥은 한국을 비롯해 일본, 중국 등 아시아와 유럽지역 등에 분포한다. 국화과에 속하는 번식력이 강한 다년생 초본. 지금까지 학계에 보고된 약 400여 종의 쑥종류가운데 약 300여종이 우리나라에 자생하고 있을 정도로 논두렁, 밭두렁은 물론이고 양지 바른 틈새가 있다 싶으면 쑥은 새 잎을 틔운다.

 

쑥의 일반 성분으로 지방산, 아미노산 등이 함유된 녹엽 단백질원으로서 지방성분 중에는 필수 지방산이 많아 식품영양학적으로 매우 우수한 식품. 섬유소량과 회분량이 많아 체중조절을 위한 식품으로서 권장할 만하다고도 한다. 쑥에는 사람의 피를 맑게 해주는 성분이 많고, 지혈에도 효과적이라 겨우내 운동부족인 몸속에 큰 도움을 주는 식물이라고 해서 쑥을 의초(醫草)라고도 부른다. 한방에서 쑥은 가애(家艾), 구초(灸草), 기애(蘄艾), 낭미호자(狼尾蒿子), 빙태(氷台), 애(艾), 애봉(艾蓬), 애호(艾蒿), 의초(醫草), 초봉(草蓬), 향애(香艾), 황초(黃草)라고도 한다.

 

쑥은 시조 단군의 출생신화로 우리민족과 함께한 역사를 알 수있다. 환웅이 ‘곰과 범에게 신령한 쑥 한 뭉치와 마늘 스무 개를 주면서 먹고 백일 동안 햇빛을 보지 않으면 사람이 될 것'이라고 했는데 이를 잘 지킨 곰만 삼칠일(21일)만에 여자로 변해 환웅사이에

아들을 낳으니 그가 단군왕검(王儉)이라는 신화로 <단군고기> <삼국유사>기록이다.

 

이처럼 쑥은 까마득히 아주 먼 옛날부터인류는 쑥을 오랜 옛적부터 식용으로 또는 약용으로 사용하여 왔다. 쑥의 성질은 차나 익히면 열이 있어 많이 먹으면 안 되는데 열독이 뇌에 침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쑥은 적당히 내복하거나 쑥찜, 쑥뜸 등으로 만병을 치료할 수 있다. 특히 부인병에는 성약이 된다. 약효가 가장 효력이 있는 것은 음력 5월 5일 단오절 때 해를 보지 않는 쑥을 채집하여 말린 다음 솜 모양으로 찧어 보관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쑥을 채취하는 시기는 봄부터 여름에 잎은 무성하지만, 꽃이 아직 피지 않았을 때다. 이를 햇볕에 말리거나 또는 그늘에서 말린다.

봄철에 파릇파릇하게 올라오는 새순을 채취하여 멥쌀가루를 넣고 쑥떡을 만들어 먹으면 그 맛과 향이 일품이다. 아마도 어린 시절에 쑥떡을 맛보지 않는 사람이 아무도 없을 정도로 우리에게 대단히 친근한 풀이다.

봄에 나는 어린잎으로 쑥국을 끓여먹고 쑥과 쌀가루를 배합하여 쑥버무리를 만들어 먹기도 하였으며 쑥밥, 쑥떡, 쑥 술, 쑥 튀김, 쑥경단, 쑥인절미, 쑥 송편, 쑥 계피떡, 쑥 개떡, 쑥단자, 쑥절편, 쑥굴레 등을 만들어 먹었다.

 

먼 옛날 불을 일으킬 때 부싯깃으로도 이용되었던 드센 쑥은 여름철 모기가 극성을 부릴 때 모기 쫓는 모깃불 재료로 사용되었고 말린 쑥은 뜸을 뜨는 재료로 사용되었다.

 

중국의 역사가 사마천은 <사기>에서 "발해의 삼신산에는 늙지 않고 오래 사는 약과 신선이 많다"고 기록하였는데 여기서 '삼신산'은 백두산을 가리키고 '오래 사는 약'은 쑥을 일컫는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우리 민족의 근대사엔 쑥은 맛과 약용을 넘어 배고픔을 대신하던 한의 정서도 있다.

“봄철 한 달 동안을 밥 꼴을 못 보고 아침 저녁을 거의 쑥죽으로만 살아온 인순에게는, 어머니가 낳을 애기는 어쩌면 살결이 쑥빛을 닮아 퍼럴 것이리라 생각되어 남몰래 혼자 속으로 두려워 해 오고 있었다. 그뿐만 아니다. 어머니나 자기의 살빛도 차차 퍼런 색깔로 변해가는 듯만 했다. 뒤볼 때 보면, 대변은 말할 것도 없고 오줌도 다소는 퍼렇게 보인다. 자기 몸뚱어리의 어느 곳이든 쥐어짠다면 창병 걸린 닭 똥물 비슷한 거무튀튀한 쑥물이 금방 비어져 나올 것 같았다.”- 최일남의 ‘쑥 이야기’에서-

보리 고개가 오기 전 배고픔을 이기기 위해 산야의 온갖 나물을 캐 희멀건 죽을 쑤어 먹어야 했던 사람들은 어쩌면 쑥은 아픈 시절의 흉터로 자리 잡혀 있을 지도 모를 일이다.

 

현대인에게 쑥은 이런 역사를 넘어 각종 웰빙 떡, 쑥환, 쑥뜸.화장품, 비누, 탈취제, 쑥화장지 등 곳곳에서 그 효능을 발휘하고 있다.

‘여로방앗간’ 박춘숙 씨는 4월 말까진 쑥을 이용한 떡을 많이 하러 온다고 전한다.

수산물 시장의 대명사인 역전시장에도 봄내음이 물씬 풍긴다.

고향방앗간을 선두로 각종 떡집에는 파릇한 쑥이 섞인 떡이 먹음직스럽게 진열되어 입맛 잃은 사람들의 발길을 기다리고 채소전에도 쑥을 비롯해 미나리, 취, 머위, 냉이, 달래, 봄동 등이 앞 다투어 봄을 전한다.



그리고 봄 도다리가 쑥과 합궁하는 상상을 하는지 둥근 쟁반 침대에 누워 먼 하늘을 올려다 보고 있다. 금슬 좋은 집 저녁 식탁에 도다리 쑥국으로 차릴 신방을 그리며....

쑥파는 아줌마 이화자(55)씨는 “봄이라 그런지 봄나물이 제일 잘 팔려. 대부분 나물은 무쳐 먹는다고 사가지만 쑥은 떡하고 국 끓인다고 사 가. 아침에 멸치 국물에 된장 풀어 끓여 먹었는데 영 맛 나더만.”이라고 한다.

 

쑥과 미나리를 한보따리 사들고 역전시장을 나오는데 문득 임종성 시인의 시가 떠오른다.

 

참 염치없는 소망이지만

다음 생에 딱 한번만이라도

그대 다시 만나

온갖 감언이설로 그대 꼬드겨

내가 그대의 아내였으면 합니다

 

그대 입맛에 맞게 간을 하고

그대 기쁘도록 분을 바르고

그대 자꾸 술 마시고 엇나갈 때마다

쌍심지 켜고 바가지도 긁었음 합니다

 

그래서 그래서 지금의 그대처럼

사랑한다는 말도 한번 못 듣고

고맙다는 말도 한번 못 듣고

아이 둘 온 기력을 뺏어 달아난 쭈글쭈글한 배를 안고

그래도 그래도 골목 저편 오는 식구들을 기다리며

더운 쑥국을 끓였으면 합니다

 

끓는 물 넘쳐흘러

내가 그대의 쓰린 속 어루만지는

쑥국이었으면 합니다.

 

ssnews@hanmail.net 

http://www.yestv.co.kr/SubMain/News/News_View.asp?bbs_mode=bbs_view&tni_num=209384&nG=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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